지렁이—매우 유익한 일군
지렁이는 사람들에게 별로 인기가 없다. “벌레”라는 말은 오랫 동안 경멸의 뜻으로 사용되어 왔다. 고대의 한 시인은 언젠가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벌레요 사람이 아니라 사람의 훼방거리요 백성의 조롱거리니이다.” (시 22:6) 그러나 대단한 존재가 아닌 것처럼 보이는 지렁이가 사실은 지상의 생명체를 위해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렁이 종류는 1,800종 이상 된다. 4,500‘미터’ 이상되는 ‘안데스’ 산맥과 같은 곳에 사는 것도 있고 수면으로부터 55‘미터’ 아래 진흙 속에 사는 것도 있다. 어떤 것은 퇴비 더미에서 산다.
지렁이는 크기에 있어서도 다양하다. 어떤 것은 움추릴 때의 길이가 약 2.5‘센티미터’ 밖에 안된다. 그러나 ‘오스트레일리아’에는 움추릴 때의 길이가 1‘미터’ 내외이고 늘어나면 3 내지 3.7‘미터’나 되는 지렁이가 있다.
색깔에 있어서는 어떤가? 적갈색 지렁이는 많이 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녹색, 자주색 그리고 옅은 회색 지렁이도 있다.
지렁이를 자세히 관찰함
보통 볼 수 있는 지렁이는 길이가 25‘센티미터’ 정도 된다. 그 몸은 약 120개(내지 150개)의 둥근 마디로 이루어져 있다. 새가 쪼았다든지 해서 몇 개의 마디를 잃게 되면 다시 자라난다. 그러나 그처럼 다시 자라는 것도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지렁이의 가운데를 끊어 놓는다고 해서 두 마리의 지렁이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맨 첫 마디와 마지막 마디를 제외하고는 각 마디에 8개의 털이 달려 있다. 그 털로 흙을 버티고 땅 속을 기어간다. 지렁이는 세로 방향의 근육을 통해 길이를 줄이거나 늘릴 수 있다. 또한 원형 근육을 통해서 원통같이 생긴 몸체를 움추리거나 퍼지게 할 수 있다. 지렁이의 순환계에는 다섯쌍의 심장이 있다.
다른 동물과는 달리 지렁이에는 눈이나 귀, 폐나 아가미가 없다. 그러한 중요 기관이 없이 어떻게 살아가는가? 피부에는 빛에 민감한 세포들이 있다. 그러므로 밝은 빛을 받으면 지렁이는 재빨리 어두운 땅 속으로 들어간다. 촉각이 예민하기 때문에 생쥐나 새의 움직임을 비롯하여 아주 가벼운 진동도 탐지할 수 있다. 또한 지렁이는 피부를 통해 호흡을 한다.
지렁이의 번식 방법은 다른 동물과 다르다. 각 지렁이는 양성(兩性)을 다 갖추고 있다. 그렇지만 수정하는 데는 다른 지렁이가 있어야 한다. 교미 과정은 서너 시간 걸리는데 그 동안 정자를 교환한다. 그 후의 상태를 「브리타니카 백과사전」은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서로 떨어진 다음 각각 고치를 만든다. 고치는 전면으로 이동하면서 열 네째 마디에서 알을 취하고 아홉째와 열째 마디에서 다른 지렁이가 내놓은 정자를 취한다. 그 고치가 서서이 머리쪽으로 이동되면 수정이 이루어진다. 교미 후 24시간 이내에 그 고치를 땅에 묻는다.”
지렁이는 주로 죽은 식물을 먹고 산다. 그 대부분의 먹이는 굴 입구 근처에서 얻는다. 다른 먹이는 땅 속을 지나가며 얻는다. 입은 흡입 ‘펌프’처럼 도중에 마주치는 모든 것을 받아들인다. 흙과 모래는 식도를 지나 질긴 피부로 이루어진 작은 주머니에 이르게 된다. 작은 주머니에 들어 있는 모래는 소화액과 함께 먹이를 연고 형태로 만든다. 유기물은 소화되고 나머지는 지렁이의 몸을 통과하여 땅속이나 지면에 배설된다.
지렁이의 활동은 어떤 유익을 주는가? 지렁이 굴은 토양의 공기 소통을 돕고 수분이 땅에 잘 스며들게 한다. 그 배설물은 유기물 부스러기와 쉽게 결합하여 부식토를 만들고 땅을 비옥하게 만든다. 지렁이 배설물의 성분에 관하여 「원예와 농경」이란 서적은 이렇게 보고하고 있다. “지렁이의 배설물을 15‘센티미터’의 (표토와 같은) 토양층과 비교해 보면 그 배설물은 질소에 있어서는 다섯배, ‘칼슘’에 있어서는 두배, ‘마그네슘’에 있어서는 두배 반, 인에 있어서는 일곱배, ‘칼륨’에 있어서는 열 한배 정도를 더 많이 포함하고 있다.”
실험에 의하면 지렁이가 곡물 생산을 증가시킨다. 지렁이는 소화 기관을 통해 매일 자기 몸무게에 해당되는 물질을 배출한다. 수많은 지렁이가 천평 정도의 경작지에서 그렇게 한다고 할 때 엄청난 토양 개선 작업이 진행될 것임을 알 수 있다. 「아메리카나 백과사전」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기름진 초원의 경우 1‘에이커’당 매년 10‘톤’이나 15‘톤’ 혹은 그 이상되는 토양이 지렁이의 배설을 통해 지표로 이동된다고 추산되고 있다.”
밝혀진 바에 의하면 지렁이는 쓸모 없는 땅이나 물질을 훌륭한 것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지렁이들은 도시의 쓰레기를 값진 비료로 만들고 박토인 옥수수 밭을 비옥하게 하였다. 1976년 7월 30일자 「뉴우요오크 타임즈」지는 지렁이를 기르는 한 기업가의 다음과 같은 말을 인용 보도하였다. “수‘톤’의 쓰레기를 박토 속에 집어 넣고 그 위에 평방 ‘피이트’당 5마리 내지 10마리의 비율로 지렁이를 풀어 놓으면 서너달 후에 아주 비옥하고 검은 표토를 볼 수 있다.”
지렁이는 매우 유익한 일군이다. 그러한 훌륭한 토양 개선자를 주신 창조주 하나님께 참으로 감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