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저를 가장 좋은 친구라고 부르지요
맞는 말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저를 그렇게 부른답니다. 제 가족도 동의하겠지요. 태어난 지 겨우 6주밖에 안된 강아지였을 때 이 가족에게 입양되었어요. 그리고 지금은, 본인들이 인정하듯이, 제가 없다면 무엇을 해야 좋을지 몰라 난처해 할 겁니다.—이 점은 저도 전적으로 공감하는 것이지요.
그렇게 말하는 이유야, 물론, 개들인 우리는 저희들을 입양한 가족에게 죽을 때까지 충성스럽기 때문이죠. 인간은 그렇다고 말할 수 없읍니다. 저희들은 술에 취해 집에 오거나, 성을 낸다거나, 원한을 품는 일을 결코 하지 않으며, 심지어 여러분이 저희를 때릴지라도 (결코 그래서는 안 되겠지만), 저희 머리를 가볍게 다독거려 주시면 저희는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겁니다. 그러면 여러분과 저희 사이가 모든 일이 원만하다는 것을 아시게 될 거예요. 여러분이 집에 오실 때에 제일 먼저 인사를 드리는 쪽은 언제나 저희들이지요. 번잡한 길가에 사신다 하더라도, 통행하는 다른 모든 차 가운데 여러분의 차 소리를 저희는 식별할 수 있읍니다. 저를 입양한 가족들은 이것을 알 수 없지만, 저에게는 그렇게 하는 것이란 식은 죽 먹는 일처럼 쉽답니다. 그뿐만 아니라, 계속 오가고 있는 다른 모든 사람들 중에 우리가 어떤 재간으로 자기들의 냄새만 집어내는지도 감을 잡을 수 없읍니다.
그러나, 제 생활이 항상 편한 것만은 아닙니다. 저를 얼떨떨하게 하는 한 가지 일은 벌받을 때입니다. 예를 들어, 현관문이 우연히 열려진 채 있어서 달려 나간다면, 제가 나간 것을 안 주인은 화난 어조로 돌아오라고 하죠. 돌아온 후에는 벌을 받게 됩니다! 돌아왔는데 어째서 제가 벌을 받아야 하나요? 한번은 식탁 위로 뛰어 올라서는 샌드위치 용 고기 한 봉지를 전부 먹어 버렸지요. 식구들의 반응을 좋은 말로 하자면, 화를 냈다고 할 수밖에 없겠지요. “그런 일을 안해야 되는 것쯤은 알고 있잖아!” 하고 꾸짖더군요. 그게 아니에요. 저는 몰랐어요. 하지만 지금은 압니다. 식탁은 제가 넘봐서는 안 되는 곳임을 이제 알게 되었읍니다. 그러나 만일 식구들이 한 시간쯤 지나서 저를 야단쳤다면 저는 그 이유를 몰랐을 겁니다.
제 집에서 저는 연령 구별을 하지 않습니다. 나이가 어리건 많건, 힘 세보이거나 유약해 보이거나 간에 저는 모든 식구들에게 헌신과 충성을 바칩니다. 한 수의학 박사의 말에 의하면, 제가 귀중하게 여겨지는 것도 그 때문이랍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읍니다. “노인들이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란 신체적 질병이 아니다. 겪고 있는 고독감과 소외감이다. 사랑과 우정을 건네 주는 (개를 포함한) 애완동물들은 노인들이 종종 사회로부터 소원해지고 있다고 여겨질 때 목적과 의미를 부여해 준다.” 「더 멋진 집과 정원」(Better Homes and Gardens)이라는 잡지의 최근호에서는, “애완동물은 정서적으로 신경 불안증 환자를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신체적으로 아프거나 장해자이거나 거동 불가능한 사람을 움직이게 한다. 고독한 사람이나 노인들에게 활력을 솟게 해 준다”고 말했어요.
저희는 우정을 통해 말기적 증상에 있는 암 환자들이 활동을 좀더 오래 지속하도록 돕기도 하며 심장병 환자들의 수명을 연장시켜 주기도 합니다. 저희의 우정이 주는 치료 효과 때문에, 양로원, 병원, 교도소 및 학교에서 저희들이야말로 이름을 남기고 있읍니다. 저희는 정신 이상 범죄자들의 일부 수용소에 있는 입원자들간의 자살률을 실제로 거의 없을 정도로 줄였읍니다. 저희가 함께 있음으로써 그들은 생활에 부가된 범위를 갖게 되었읍니다. 즉 그들 자신이 뭔가를 헌신적으로 관심을 기울일 생활을 갖게 된 것입니다. 애완동물로서의 우리의 존재는 어린이, 성인 모두에게 혈압과 불안 지수를 줄일 수 있음은 증명된 사실입니다.
그러나 병을 치료하기 위하여 뛰어나가 개를 사기 전에, 우리가 기적의 창조자는 아니라는 것을 일깨워드리지 않으면 안 되겠군요. 제가 아는 바로는, “페니실린”이라고 명명된 개는 없읍니다. 혀를 굴려 소리내는 그 이름이 듣기에는 아름다울지언정 말입니다. 그렇지 않아요? 그러나 여러분이 쓸쓸해서 명랑해 질 필요가 있으시다면, 팔에 주사를 놓는 것처럼 저희는 그 우울증에서 벗어나게 해드릴 수 있읍니다.
마지막으로, 기왕 저희의 뛰어난 점에 관해 말씀드리고 있는 이상, 흔히 있는 개들의 담대한 행위에 관해 상기시켜 드려야 겠읍니다. 저희 개들은 집안에 불이 났음을 식구들에게 경고하기 위하여 문을 깨물어 부수어 길을 냅니다. 불타고 있는 건물에서 어린이들을 끌어 내기도 하며 숲속에 길을 잃은 어린이의 집에 달려와 아버지를 안내하기도 하지요. 그리고 호수에 뛰어 들어 물에 빠진 아이를 건지기도 합니다. 이런 것들은 영화에서나 만들어 지는 이야기이지만, 저희들은 실제로 그렇게 하지요. 연기 가득찬 방에서 꼬리를 뒤로 감추는 개들은 없읍니다. 저희는 여러분을 밖으로 탈출하게 하여 생명을 구해드리기를 원합니다.
물론 저희의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괴로운 일이겠지만, 그처럼 하는게 바로 저희 개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