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식품은 얼마나 안전한가?
진은 지난 토요일 저녁 식사용으로 사왔던 고깃덩어리를 냉장고 안쪽에서 발견하고는 속이 상했다. 그날 밤 가족이 예정에 없던 외식을 하러 나갈 때 고기를 냉동실에 넣어 두는 일을 깜박 잊었던 것이다. 이제 나흘이 지나버렸다.
어쩔 수 없이, 진은 그 꾸러미를 꺼내어 포장을 벗기고는 염려되는 바를 순식간에 냄새로 확인했다. 그래도 진은 ‘어쩌면 약간 상한 냄새는 철저히 익히면 없어질지도 몰라’하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그 문제를 곰곰이 생각해 보니까, ‘의심 날 때는 버리라’는 익숙한 글귀가 떠올랐다. 그 고기를 버림으로써, 진은 가족이 불량한 식품을 먹게 됨으로 생길 수 있는 건강 문제를 모면하게 했다.
그러나 불량한 식품 문제는 훨씬 더 심각한 상황을 야기하고 있다. 오염된 식품으로 인해 생기는 병은 개발 도상국에서 고통과 사망의 주요인이다. 번영하는 나라들에서까지도 수백만명이 그러한 병에 걸리고 있다. 예를 들면, 영국에서는 만건 이상의 식중독 사건이 매년 보고되고 있으며, 실제로는 아마도 그보다 백배나 많이 발생할 것이다. 그러면 식품이 불량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왜 불량해지는가?
식품은 유해 박테리아에 오염됨으로 인해 불량하게 될 수 있다. 그러한 일이 생길 수 있는 경우로는, 집에서 만든 채소 통조림 병을 제대로 봉하지 않거나, 날샐러드 속의 양상추를 씻지 않거나, 익힌 고기를 상온에 너무 오래 놔두거나, 음식을 조리하는 사람이 부주의하게 다루는 경우가 있다. 또한 식품은 살충제 잔류물에 의해, 혹은 유해하거나 유독한 물질과의 우연한 접촉에 의해 오염될 수도 있다.
막대한 양의 불량한 식품이 매일 수출입되고 있다. 단 삼개월 기간중 미국은 6,500여 만 달러어치의 식품에 대해 수입 부적격 판정을 내린 적이 있다. 그렇지만 많은 나라에서는 불량한 식품을 거부할 만한 여유를 누리지 못한다. 그러한 식품이 빈번하게 팔리고 소비되고 있다.
「세계 보건」(World Health)지에서는 “식품 매개 질환은 실제적으로 전세계 모든 곳에서 지방병이 되어 있으며, 단지 빈곤에 허덕이는 가정들 사이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보도한다. 동 잡지는 또한 이렇게 알려 준다. “경제적 생산성의 감소를 초래하는, 오염된 식품에 의한 병과 안녕의 결핍은 현대 세계에서 가장 널리 퍼진 건강 문제 중의 하나가 되어 있다.”
미국에서는 매년 아마도 2,000만명이나 되는 사람이 오염된 식품의 섭취로 인한 건강 문제를 겪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리고 유럽에서는 식품 매개 질환이 기도(氣道) 감염 다음으로 주요 사망 원인인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한 과학자는 이렇게 말한다. “공업국들은 식품 매개 질환을 촉진하는 선호(選好)와 풍습을 그들 나름대로 가지고 있다. 가장 명백한 문제 중의 하나는 보다 큰 고깃덩어리, 그것도 종종 몹시 설익힌 고기에 대한 선호이다.”
외식
보통, 음식점에서 식사하거나 간이 식품 파는 곳에서 즉석 스낵을 사먹는 일을 망설이는 사람은 없다. 수십만명분의 식사가 음식점 손님에게 악영향을 끼치는 일 없이 매일 제공되고 있다. 그러나, 심지어 선진국에서도 사람들은 음식점에서 식사한 결과로 심각한 식품 매개 질병에 걸려 왔다.
한 예로서, 북서 유럽의 한 음식점에서는 150명 이상 되는 사람들이 크리스마스 저녁 식사를 하고 나서 식중독을 일으켰다. 나중에 발견된 바로는, 익혀 요리한 칠면조 고기를, 새의 날고기를 구울 준비를 하는 데 사용한 바로 그 나무 도마에서 썰었던 것이다. 살모넬라 박테리아가 나중에 나무 도마의 작은 틈새들에서 발견되었다.
칠일간의 한 유람 항해중, 승객의 20퍼센트가 설사를 일으켰다. 그 배는 주방이 너무 혼잡하고 불결했으며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는 공간도 부적합했다. 음식이 냉장되지 않고 급식용 탁자에 오랫동안 나와 있었으며, 남은 음식은 다음날 제공되었다.
불량한 식품은 선진국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지만 개발 도상국에서는 결과적으로 재난을 일으키고 있다.
일상 생활의 일부
「세계 보건」지에서는 보도하기를, 세계의 많은 지역에서 영양 실조가 크게 만연하고 있는 것은 단순히 식품 부족 때문이 아니라 “오염되고 불량한 식품을 먹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로 인해 설사와 다른 전염병들이 거듭 발생한다.
「세계 보건」지는 이렇게 보도한다. “1980년에 개발 도상 세계(중국 제외)에서 다섯살 미만의 어린이들 가운데 7억 5,000만 건 내지 10억 건의 급성 설사 발병이 있었다. 거의 500만명의 어린이가 죽었는데, 이는 설사로 인한 사망자가 매년 매일 매분당 10명인 셈이다.” 그러나 어린아이들만 위험에 처해 있는 것은 아니다. “식품 안전이 건강과 개발에서 갖는 역할”에 관한 1984년 보고서에서는 “여행자들의 설사는 이제 만연된 현상으로서, 전체 여행자의 20 내지 50퍼센트 정도가 걸린다”고 지적했다.
올바른 위생에 대한 무지가 의심의 여지 없이 대부분의 식품 매개 질환의 원인이다. 식품이 초기에는 안전할지 모르나 그 다음에는 소비자에 의해서 또는 점원이나 요리사와 같은 중간 취급자에 의해서 오염된다.
마찬가지로, 문화적 신조가 식품 오염을 가져올 수도 있다. 예를 들면, 멕시코의 일부 지역에서 사람들은 바느질, 다리미질, 빵 굽는 일 등으로 “달아오른” 손은 금방 씻어서는 안 된다고 믿고 있다. 너무 빨리 물로 식히게 되면 류머티즘이나 경련이 유발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손이 “달아오른” 여자가 화장실에 다녀와서는 손을 씻지 않은 채 식구들의 식사 준비에 들어갈 수도 있다. 그 결과 유해 박테리아가 확산된다.
반면에, 일부 문화에는, 그대로만 하면 식품 매개 질환의 확산을 제한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전통이 있다. 인도의 많은 가정에서는 요리를 마루에 앉아서 하는데, 길거리에서 신던 신발은 집, 특히 부엌에 들어가기 전에 벗는다. 또한, 과일은 먹기 전에 껍질을 벗긴다. 고기는 동물이 도살된 후 몇 시간 이내에 먹는다. 그리고 식사는 접시 대신에 금방 씻은 나뭇잎에 담아 먹기도 한다.
문제를 다룸
인간은 모든 사람에게 충분한 양의 안전한 식품을 공급하려는 목표 달성에 얼마나 접근하였는가? 이 문제에 대하여 논평하면서 식품 안전에 관한 국제 연합의 한 보고서는 이렇게 말한다. “지난 40년간 국제 기구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많은 수의 기술 보고서를 작성하고 많은 계획을 시작해 왔다. 하지만 식품 매개 질환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 문제를 대처하는 데 필요한 것은 일반 대중 그리고 특히 주부들에 대한 교육이다. 그 다음으로 각자는 식품 오염에 대한 예방 조처를 취하고 자신과 가족을 위해 안전한 식사 습관을 유지할 수 있다. 다음 기사에는 얼마의 제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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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 있는 이 가정에서처럼, 조리 장소를 깨끗이 유지할 때 식품이 안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