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이 실제로 블랙 홀을 발견하였는가?
밝은 별이 자체 중력에 의해 붕괴되어 보이지 않게 되면 아무 것도 심지어 빛조차도 그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말은 공상 과학 소설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입니다. 많은 천문학자들은 우주에 그런 블랙 홀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블랙 홀에 대해 더 많은 사실을 알고 싶습니까? 그러면 북쪽 하늘에 자리잡고 있는 ‘백조자리’라는 아름다운 별자리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백조자리 X-1은 블랙 홀인가?
1960년대부터 천문학자들은 백조자리의 특정한 부분에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백조자리 X-1이라고 명명된 이 부분에서 나오는 엑스선의 강력한 발생원이, 지구의 대기권 밖으로 발사되어 지구 주위를 돌고 있는 여러 인공 위성의 망원경에 포착되었습니다.
과학자들은 물체가 뜨거우면 뜨거울수록 그만큼 더 많은 에너지를 더 짧고 강력한 전자기파로 방출한다는 사실을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활활 타오르는 용광로에 쇠붙이를 넣고 가열하면, 쇠붙이가 달궈져서 처음에는 붉은색을 띠지만 점점 뜨거워짐에 따라 노란색이 되었다가 결국엔 흰색을 띠게 될 것입니다. 별도 쇠붙이와 같습니다. 표면 온도가 3000켈빈 정도 되는 비교적 차가운 별은 붉은색을 띠지만, 태양과 같은 노란 별은 표면 온도가 6000켈빈에 가깝습니다.a 하지만 백조자리 X-1에서 나오는 것과 같은 엑스선을 얻기 위해서는, 별을 감싸고 있는 가스를 수백만 켈빈으로 가열해야 할 것입니다. 표면 온도가 그렇게 뜨거운 별은 없습니다.
천문학자들은 백조자리 X-1이 있는 곳에서 표면 온도가 3만 켈빈으로 추산되는 별을 발견하였습니다. 실로 엄청나게 뜨거운 별이기는 하지만 엑스선이 나오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뜨거운 별은 아닙니다. HDE 226868로 명명된 이 별은 질량이 태양의 30배 정도 되고 지구에서 6000광년(光年) 떨어져 있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 초거성(超巨星)에는 동반성(同伴星)이 있는데, 이 두 별은 5.6일을 주기로 서로 공전합니다. 과학자들의 계산에 따르면, 이 동반성은 HDE 226868에서 수백만 킬로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어떤 자료들에서는 이 동반성의 질량이 태양의 10배 정도 된다고 알려 줍니다. 그런데 이 동반성에는 아주 이상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 정도 크기의 정상적인 별이라면 지구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보이지 않을 리가 없을 것입니다. 그 정도 질량을 가진 물체가 엑스선은 방출하면서 가시 광선은 방출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면 블랙 홀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과학자들은 말합니다.
블랙 홀 여행
백조자리 X-1으로 가 볼 수 있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백조자리 X-1이 실제로 블랙 홀이라고 가정한다면, 우리는 17면에 나오는 그림과 비슷한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커다란 별은 HDE 226868입니다. 이 별의 지름은 수천만 킬로미터나 되지만, 블랙 홀의 지름은 60킬로미터가량 될 것입니다. 밝게 빛나면서 소용돌이치고 있는 가스의 중심부에는 검은색으로 된 작은 점이 하나 있는데, 이 점은 블랙 홀의 사건의 지평선 또는 사건의 지평면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것은 실제로 존재하는 평면이 아니라 그림자에 더 가깝습니다. 사건의 지평선이란 블랙 홀의 끌어당기는 힘이 너무 강해서 빛조차도 탈출할 수 없는 지역의 경계선을 말합니다. 사건의 지평선 안에 있는 블랙 홀의 중심부에는 특이점이라고 알려져 있는, 부피가 0이고 밀도가 무한대인 지점이 있는데, 블랙 홀에 있는 모든 물질은 바로 이 곳으로 사라진 것이라고 많은 과학자들은 생각합니다.
블랙 홀은 동반성을 감싸고 있는 가스를 빨아들이고 있습니다. 동반성에서 빨려 들어가고 있는 가스가 점점 더 빠른 속도로 소용돌이침에 따라 블랙 홀 주위에서는 마찰이 일어나게 되는데, 이 마찰로 인해 가스가 가열되어 뻘겋게 달궈진 원반 모양이 됩니다. 몹시 뜨겁게 달궈진 원반 모양의 이 가스는 블랙 홀로 빨려 들어가기 직전에 엑스선을 방출합니다. 엄청난 중력으로 인해 가스의 속도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빨라지기 때문입니다. 물론, 가스가 일단 블랙 홀 속으로 빨려 들어가면 엑스선뿐만 아니라 다른 어떤 것도 빠져 나갈 수 없습니다.
백조자리 X-1은 장관을 이룹니다. 하지만 너무 가까이 가지는 마십시오! 엑스선뿐만 아니라 중력도 치사적입니다. 지구에서는 서 있는 동안 머리에 가해지는 중력과 발에 가해지는 중력이 그다지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그 정도의 차이는 너무 미약해서 잡아당기는 힘이 느껴지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백조자리 X-1에서는 그 차이가 1500억 배로 증가해서, 마치 보이지 않는 손이 당신의 머리와 발을 양쪽에서 붙잡고 잡아당기는 것처럼 중력이 당신의 몸을 실제로 길게 늘여 놓을 것입니다!
백조자리 A는 거대 블랙 홀인가?
백조자리에는 불가사의한 곳이 한 군데 더 있습니다. 외견상으로는 멀리 떨어져 있는 은하가 아주 희미한 얼룩처럼 보이는 것에 불과하지만, 그 곳은 우주에서 가장 강한 전파가 방출되는 곳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 곳은 백조자리 A라고 불리는데, 50여 년 전에 발견된 이후로 줄곧 과학자들을 당황하게 해 왔습니다.
백조자리 A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가 큽니다. 백조자리 X-1은 수천 광년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우리 은하계 안에 있지만, 백조자리 A는 수억 광년이나 떨어져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백조자리 X-1과 그것의 보이는 동반성 사이의 거리는 1광분(光分)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백조자리 A에서 두 방향으로 방출되는 전파로 인해 형성되는 두 구름 같은 물질 사이의 거리는 수십만 광년이나 됩니다.b 백조자리 A의 중심부에 있는 무엇인가가 마치 우주선(宇宙線)을 발사하는 총처럼 수십만 년 동안, 어쩌면 수백만 년 동안 이 강력한 에너지파를 반대되는 두 방향으로 발사해 온 것이 분명합니다. 백조자리 A 중심부의 전파 발사 지도를 세밀하게 그려 보면, 우주선 총은 크기가 1광월(光月)도 채 되지 않아, 전파 방출량에 비해 크기가 매우 작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우주선 총이 전파를 발사하는 동안 내내 흔들렸다면, 그 전파는 꼬불꼬불하게 나갔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신비스러운 전파는 마치 그 전파를 발사하는 우주선 총이 거대한 회전의(回轉儀)로 안정되어 있는 듯, 완벽한 직선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원인은 무엇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킵 S. 손 교수는 이렇게 기술합니다. “에너지를 방출하는 중심 동력원을 설명하기 위해 1980년대 초에 제시된 여러 이론 가운데, 단 하나의 이론에서만 아주 성능 좋은 회전의가 있어야 한다고 전제하였는데, 그 회전의는 수명이 길고 크기가 1광월 미만이어야 하며 강력한 전파를 발생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 독창적인 이론은 바로 회전하는 거대한 블랙 홀이 존재한다는 이론이었다.”
블랙 홀일 것으로 추정되는 다른 별들
1994년에 허블 우주 망원경을 새로 수리해서, 5000만 광년 정도 떨어져 있을 것으로 추산되는 “가까운 곳에 있는” M87 은하를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최신형 광학 부품을 갖춘 허블 우주 망원경은 M87 은하의 중심에서 소용돌이치고 있는 가스를 발견했는데, 그 가스는 시속 200만 킬로미터라는 놀라운 속도로 어떤 물체의 주위를 돌며 소용돌이치고 있었습니다. 그러한 속도로 가스를 움직이게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계산해 본 결과, 그 소용돌이 안에 있는 물체는 질량이 적어도 태양의 20억 배는 되는 것이 확실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물체는 태양계만한 “아주 작은” 크기로 압축되어 있습니다. 과학자들이 상상할 수 있는 것 가운데 이러한 설명에 부합될 가능성이 있는 것은 거대한 블랙 홀밖에 없습니다.
현재 블랙 홀 후보는 우리 은하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여러 은하의 중심부에서도 발견되고 있는데, 그 가운데는 우리의 “이웃” 은하로서 약 200만 광년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안드로메다 은하도 포함됩니다. 하지만 안드로메다 은하보다 훨씬 더 가까운 곳에도 거대한 블랙 홀이 있을지 모릅니다! 최근에 실시한 관측에 의하면, 우리 은하 즉 은하계의 중심부에도 거대한 블랙 홀이 자리잡고 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질량이 태양의 240만 배인 것으로 추산되는 정체 불명의 작은 물체가, 우리 은하의 중심부 근처에 있는 별들이 그 주위를 엄청난 속도로 돌게 하고 있습니다. 물리학자 손은 이렇게 말합니다. “1980년대에 점차 축적된 증거를 살펴보면, 블랙 홀은 대부분 퀘이사(준성[準星])나 전파 은하의 중심부에만이 아니라 은하계나 안드로메다 은하와 같은 커다란 정상적인 (비[非]전파) 은하의 중심부에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과학자들이 실제로 블랙 홀을 발견한 것입니까?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다. 백조자리와 그 밖의 여러 곳에서 과학자들이 매우 특이한 물체들을 발견한 것이 분명한데, 현재 그러한 물체들을 아주 쉽게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은 블랙 홀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이론들도 도전을 받을 수 있습니다.
3500여 년 전에 하느님께서는 욥에게 “네가 하늘의 법도를 아느냐”고 물으셨습니다. (욥 38:33) 과학이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그 질문은 여전히 적절합니다. 사실, 인간이 이제야 우주를 이해했다고 생각하는 바로 그 순간, 어떤 예기치 못한 새로운 것이 발견되어 인간이 심혈을 기울여 정립해 놓은 이론들을 무너뜨리는 일이 있어 왔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외경심에 사로잡힌 눈으로 별자리들을 바라보며 그 아름다움에 도취될 수 있습니다!
[각주]
a 켈빈(K)이란 과학자들이 사용하는 온도 단위로서, 절대 0도(도달 가능한 가장 차가운 온도로 생각됨)에서 시작되며 눈금의 차이는 섭씨 온도와 같다. 절대 0도는 섭씨 영하 273도이므로, 섭씨 0도는 273켈빈이다.
b 광년이란 길이의 단위로서, 진공 상태에서 빛이 1년 동안 이동할 수 있는 거리 즉 약 9조 4610억 킬로미터에 해당한다. 마찬가지로, 광분은 빛이 1분 동안 이동할 수 있는 거리를 말하고, 광월은 빛이 1개월 동안 이동할 수 있는 거리를 말한다.
[16, 17면 네모]
블랙 홀은 어떻게 해서 생기는가?
현재 과학자들이 이해하고 있는 바에 의하면, 별이 반짝이는 이유는 핵력과 중력이 끊임없이 밀고 당기는 줄다리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스를 별의 내부 깊숙한 곳으로 끌어당기는 중력이 없으면, 핵융합 반응이 일어날 수 없다. 반면에 중력의 끌어당기는 힘에 저항하는 핵융합 반응이 일어나지 않으면, 별에 매우 특이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과학자들의 생각에 의하면, 크기가 태양만한 별에서 핵연료인 수소와 헬륨이 바닥나면 그 별은 중력 때문에 수축되어, 크기가 지구만한 뜨거운 잿덩어리와도 같은 백색 왜성이 된다. 백색 왜성은 질량이 태양과 같을 경우, 크기가 태양의 100만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물질이란 대부분 빈 공간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 빈 공간은 각 원자의 질량을 거의 모두 지니고 있는 아주 작은 핵과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훨씬 더 큰 전자 구름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백색 왜성의 내부에서는 중력 때문에 전자 구름이 원래 부피보다 훨씬 작아져서, 별이 일개 행성 크기로 수축된다. 크기가 태양만한 별이 그 정도로 수축되면 그 별은 전자가 가지고 있는 힘과 중력 사이에 균형이 이루어져 더 이상 압축이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태양보다 무겁기 때문에 중력이 태양보다 더 강한 별은 어떠한가? 질량이 태양의 1.4배 이상인 별은 중력이 너무 강해서 전자 구름이 수축되어 없어진다. 그러면 양성자와 전자가 결합하여 중성자가 된다. 중성자는 중력이 너무 강하지 않는 한 더 이상 수축이 일어나지 않도록 저항한다. 그 결과 행성만한 백색 왜성이 아니라 작은 소행성만한 중성자별이 생긴다. 중성자별은 우주에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진 물질 가운데 가장 밀도가 높은 물질로 이루어져 있다.
그런데 중력이 더 증가하면 어떻게 되는가? 질량이 태양의 세 배 정도 되는 별은 내부 중력이 너무 강해서 중성자도 견디어 내지 못한다고 과학자들은 생각한다. 물리학자들이 알고 있는 물질 가운데, 그 중력이 모두 합해져서 발휘되는 힘에 저항할 수 있는 물질은 없다. 소행성만한 중성자 덩어리는 더 작은 덩어리로 수축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수축되어 아예 없어지는 것 같다. 다시 말해서 특이점이라는 일종의 점이 되거나, 아직까지는 뭐라고 단정지을 수 없는 이론상의 어떤 다른 존재가 되는 것 같다. 외견상, 그 별은 원래 있던 자리에 중력과 블랙 홀(검은 구멍)만 남긴 채 사라진 것처럼 보인다. 블랙 홀은 그 별이 있던 자리에 중력이 작용하고 있다는 증거를 형성한다. 블랙 홀은 중력이 너무 강해서 아무 것도, 심지어 빛조차도 탈출할 수 없는 영역을 가리킨다.
[16면 삽화]
백조자리에 있는 것으로는 무엇보다도 북아메리카 성운(1)과 면사포 성운(2)을 꼽을 수 있다. 백조자리 X-1(3)은 백조의 목 약간 아래 부분에 있다
백조자리
[자료 제공]
Tony and Daphne Hallas/Astro Photo
Tony and Daphne Hallas/Astro Photo
[17면 삽화]
이론상의 백조자리 X-1
블랙 홀을 발견하는 방법은 블랙 홀이 다른 천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해 보는 것이다. 이 그림은 별을 감싸고 있는 가스가 블랙 홀로 빨려 들어가는 광경을 보여 준다
블랙 홀 상상도 (붉은 네모)와 그것을 확대한 그림(아래)
[14면 사진 자료 제공]
아인슈타인: U.S. National Archives pho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