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로부터의 질문
◼ 예수께서 사도 베드로에게, “네가 이 사람들보다[것들보다, 난외주] 나를 더 사랑하느냐” 하고 물으셨을 때 “이 사람들” 또는 “이것들”이란 무엇을 가리켜 말씀하신 것인가?
부활되신 예수께서는 갈릴리 바다에 계셨읍니다. 우리는 이러한 내용을 읽게 됩니다. “저희가 조반 먹은 후에 예수께서 시몬 베드로에게 이르시되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이 사람들보다[것들보다, 난외주] 나를 더 사랑하느냐 하시니 가로되 주여 그러하외다 내가 주를 사랑하는줄 주께서 아시나이다 가라사대 내 어린 양을 먹이라 하시[니라.]”—요한 21:15.
희랍어 대명사의 성(性)이 때때로 그 대상을 가리키기는 하지만 복수형 단어 touʹton(“이 사람들” 또는 “이것들”)은 그 대상이 남성, 여성 혹은 중성일 수 있읍니다. 따라서, 학자들은 예수의 질문에 대해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의미의 가능성을 제시해 왔읍니다.
1. 너는 이들 다른 제자들을 사랑하는 것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
2. 너는 이들 제자들이 나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나를 사랑하느냐?
3. 너는 이것들 곧 물고기와 같은 것들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
어느 것이 가장 가능성이 있는 것인지 이해하기 위해 이 세 가지 가능성을 추리해 보도록 합시다.
제 1번. 솔직히, 그리스도께서 ‘네가 제자들을 사랑하는 것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라고 질문하셨을 것으로 생각하는 그리스도인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물론 우리는 그래야 합니다! 베드로에게 특히 그런 질문을 하셨다면 이상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베드로는 조금 전에 여섯명의 제자들과 함께 배에 있었지만, 예수께서 바닷가에 계신 것을 알게 되자 제자들을 버리고 바닷가로 헤엄쳐 왔던 것입니다. 이와 비슷한 애착을 나타낸 경우로서, 그리스도께서 사도들에게, 실족한 사람들과 함께 떠나가려느냐고 물으셨을 때, 베드로는 자기가 예수 곁에 있기로 결심했다고 말하였읍니다.—요한 6:66-69; 21:7, 8.
제 2번. 예수께서, ‘베드로야, 너는 다른 제자들이 품고 있는 것보다 나에 대한 사랑을 더 품고 있느냐?’라는 의미로 말씀하셨을 가능성에 대하여는 어떠합니까? 많은 주석가들은 그 견해를 지지해 왔는데, 베드로는 이전에 자신이 다른 사람들보다 예수께 더 충성스럽다고 공언했기 때문입니다. (마태 26:33-35) 그러나, 요한 복음 21:15을 그런 식으로 이해하려면 “네가 이 사람들[이 하는 것]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Do you love me more than these [do]?)와 같이, 언급되지 않은 동사(영어로 do)가 반드시 따라와야 합니다. 그러나 예수의 질문에 그러한 동사가 별도로 들어 있지 않으며, 그렇게 이해하는 것은 문법상의 난제를 제기합니다. 더우기, 예수께서 베드로에게 그의 사랑의 분량과 다른 제자들이 가지고 있는 사랑의 분량을 비교하도록 그런 질문을 하신다는 것은 부적당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사도들이 경쟁 의식에 빠지자 그들을 시정하신 일이 있지 않습니까?—마가 9:33-37; 10:35-44; 누가 22:24-27.
그렇다면, 제 3번 즉 ‘너는 이것들 곧 물고기와 같은 것들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 하는 것이 예수께서 하신 질문의 의미였을 것입니까? 이 가능성이 희랍어로 그 질문을 하신 방식에 부합됩니다. 베드로는 두 가지 일 사이(예수와 “이것들” 사이)에서 택하라는 질문을 받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질문은 베드로가 이전에 한 일을 고려할 때 적절한 것이기도 하였을 것입니다. 베드로는 예수를 처음으로 따른 제자들 중 한 사람이었읍니다. (요한 1:35-42) 그렇지만, 베드로는 즉각적으로 예수를 전 시간 따르지 않았음이 분명합니다. 그는 고기 잡는 일로 돌아갔던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몇달 후에 예수께서는 베드로를 불러서 그 고기잡이업을 떠나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라고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마태 4:18-20; 누가 5:1-11)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께서 죽으신 후에 베드로는 일부 제자들에게 “나는 물고기 잡으러 가노라” 라고 말하면서 그 직업에 다시 발을 들여놓기 시작하였읍니다.—요한 21:2, 3.
그러므로, 예수께서 베드로에게 확고한 선택을 해야 할 필요성을 납득시키려고 하셨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베드로는 생활에서 무슨 일을 첫째 자리에 둘 것이었읍니까? 예수의 추종자가 되는 일입니까, 아니면 그들 앞에 쌓여 있는 물고기가 암시하는 바와 같은, 직업에 종사하는 일입니까? 베드로의 마음속에는 물고기, 그물, 배, 동료 어부들과의 우의가 어느 정도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읍니까? 베드로는 과연 그 즐길 만한 것들을 버리고 그리스도에 대한 사랑과 그에 수반되는, 예수의 “양”을 먹이는 일을 첫째 자리에 둘 것입니까?—요한 21:17.
우리는 관심을 끄는 직업이나 사업, 세속 교육을 받는 일, 집이나 좋아하는 오락 등과 같은 우리의 마음을 끌 수 있는 “이것들”과 관련하여 그와 비슷한 자문을 해볼 수 있읍니다. 우리는 솔직하게 이처럼 숙고해 볼 수 있읍니다. ‘나는 이것들 중 그 어느 것보다 혹은 이 모든 것보다 예수를 더 사랑하는가?’ 예수께서 하신 말씀을 보아 알 수 있듯이, 우리가 ‘그렇다’라고 대답한다면, 우리는 “양”을 먹임으로 그 점을 나타내고자 할 것입니다.
[31면 사진 자료 제공]
Pictorial Archive (Near Eastern History) 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