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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붕괴깨어라!—1989 | 8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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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붕괴
1987년 10월 19일, 이 날은 우리 지구상의 특이한 날이었다. 바로 그날 폭풍이 일어나서, 전세계를 휩쓸고 수십개 나라에 엄청난 혼란을 초래하였다. 하지만 그 폭풍에는 바람이 없었다. 그 폭풍은 억수 같은 비를 퍼붓지도 않았고, 바람으로 집을 날려 보내지도 않았으며, 단 한 사람의 목숨도 앗아가지 않았다. 그날 붕괴의 굉음은 세계 전역에 울려 퍼졌으며, 한동안은 기세 등등하던 황소(강세의 속칭)가 날뛰는 곰(약세의 속칭)으로 바뀌었다.
바람 없는 폭풍? 황소가 곰으로 바뀐다? 독자도 알다시피, 이 폭풍은 지구의 날씨와는 아무 관련이 없었으며, 오히려 경제와 관련이 있었다. 10월 19일은 지금은 유명해진 1987년의 시장 붕괴가 있던 날로, 그때 미국 월 스트리트 증권 시장은 그 시장 역사상 가장 깊은 수렁에 매우 급작스럽게 빠지면서, 세계 전역에 공황을 불러일으켰다. 증권 시장은, 기세 등등하게 시세가 오르던 추세(“강세 시장”)가 멈추고, 일시적으로 미친 듯이 내리닫는 추세(“약세 시장”)로 바뀌었다.
붕괴가 일어날 때는 실제 아무런 소리도 없었고, 곰(약세의 속칭)은 실제 발톱도 없었지만, 피해자는 실제로 있었다. 취리히의 한 기자는 어떤 남자가 “난 망했어, 완전히 망했어”라고 울부짖는 소리를 들었으며, 금융가에서 신문을 읽는 사람들은 마치 자신의 부고 기사를 읽는 사람처럼 보였다고 지적하였다. 홍콩에서는 공황이 어찌나 심했던지, 증권 시장이 나흘 동안 문을 닫을 정도였다. 그곳은 다른 어떤 시장보다도 시장 붕괴가 더 심하여, 시세가 33퍼센트 가량 떨어졌다. 홍콩의 한 실업가는 혼자서 1억 2,400만 달러를 손해 보았다. 뉴욕에서 63세 된 한 과부는 시세 폭락으로 인해 자신의 주식 명세표가 무가치한 것이 되고 말았을 뿐 아니라, 급기야는 증권 중개인에게 400,000달러가 넘는 빚을 지게 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많은 사람이 더 가난해지다
헬무트 슈미트, 전임 서독 수상은 독일 신문 「디 차이트」에서 이렇게 말하였다. “전세계적으로 1조 달러가 넘는 증권 시장의 붕괴로, 서구의 1억 내지 2억 가구는 시장 붕괴가 있기 전에 스스로에 대해 생각했던 것보다 더 가난해지게 되었다.” 하지만 시장 붕괴는 서구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유럽과 북 아메리카는 물론이고, 홍콩, 도쿄, 싱가포르, 대만, 오스트레일리아, 남아프리카 공화국, 라틴 아메리카 등지에서도 여러 시장이 도미노처럼 쓰러졌다.
파리의 「르 코티댕」지는 대형 활자로 “붕괴”라는 표제를 실었다. 페루, 리마의 「캄비오」지는 “뉴욕, 도쿄 및 런던의 공황!”이라고 발표하였다. 시드니의 「오스트레일리아 금융 평론」(The Australian Financial Review)지는 월 스트리트 증권 시장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서 죽은 황소가 떨어지는 것과 같은 소리를 내면서 무너졌다”라고 단언하였다. 그러나 전임 수상 슈미트가 지적한 바와 같이, 이렇게 시장이 무너지는 일에는 숫자의 뒤범벅과 눈에 띄는 뉴스 표제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낮은 가격으로 주식을 팔아야 했던 많은 사람에게 있어서, 시세 폭락은 실질적 손해를 의미하였다. 생명 보험 저축, 연금, 퇴직 때를 대비한 예비금, 집을 사려는 계획, 자녀를 돌보기 위한 계획—모든 것이 금융 폭풍에는 무방비 상태였다.
증권 시장 붕괴를 유도한, 걷잡을 수 없는 강세 시장에 대한 낙관론은 문제를 더 악화시켰을 뿐이다. 미국 증권 시장에서 직접 투자가의 수는 1975년에서 1985년 사이에 거의 두배로 늘어났다. 연금 재단, 보험 회사 및 은행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의 수는 같은 기간 동안에 거의 3천 5백만명이 늘어났다. 기세 등등한 강세 시장은 꿀에 파리가 꼬이듯 투자가들을 끌어들였다. 많은 사람은 너무 늦게 투자했고, 너무 많이 지출했으며, 자금을 신속하게 회수하지 못하였다.
또 하나의 대공황인가?
월 스트리트 증권 시장의 붕괴의 물결이 밖으로 넘치면서 세계 전역으로 파급되어 가자, 사람들은 경제사에서 악명 높았던 또 다른 해인 1929년을 기억하기 시작하였다. 그해에, 비슷한 증권 시장의 붕괴가 세계적 대공황을 초래하였다. 그 당시에 무료 빵 배급을 타려고 늘어섰던 줄, 수프 급식소, 만연하던 실업 및 가난을 생각하면, 세계는 아직도 움츠러든다. 새로운 시세 폭락도 비슷한 대공황을 초래할 것인가? 아무튼, 1929년 시세 폭락 당시 최악의 날(암흑의 화요일)에 증권 시장은 12.8퍼센트가 떨어졌었다. 그러나 1987년의 암흑의 월요일에는, 갑자기 22.6퍼센트가 떨어졌다. 1987년 10월 20일의 「뉴욕 타임스」 표제는 “1987년은 1929년과 같은가?”라고 질문하였다.
대다수의 사람에게는 무척 안심이 될 만하게도, 그렇지 않다는 것이 대답인 것으로 밝혀졌다. 암흑의 월요일로부터 2년 가까이 지난 후, 그 폭풍이 남긴 지속적인 피해를 조사한 많은 전문가는 그 피해가 아주 작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미국의 경제는 여전히 확장하고 있었다. 실업률은 낮았다. 아무튼, 암흑의 월요일 이후에도 증권 시장은 1년 전보다 4퍼센트밖에 떨어지지 않았으며, 그해말은 오히려 약간 향상된 상태로 마무리되었다.
많은 전문가는 암흑의 월요일을 거품과 같은 과도한 투기가 터진 것에 불과한 일로, 즉 불어난 증권 시장 시세에 매우 필요했던 시정 조치로 간주하였다. 시세 폭락이 조금이라도 지속적 파급 효과를 미칠 때면, 으레 기록적으로 많은 사람이 증권 시장을 떠났다. 사람들은 ‘다시는 안 한다’고 맹세한다. 그들은 진심으로 말하는 것 같다.
그것은 암흑의 월요일이 대수롭지 않은 날이었다는 뜻인가? 결코 그렇지 않다! 일부 전문가들은 그 시세 폭락을 하나의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즉 월 스트리트 증권 시장에서 세계 경제로 번지는 모종의 심한 결함을 밝혀 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세상은 전반적으로 그 경고를 청종하였는가? 한 경제학 교수에 의하면 그렇지 않았다. 그 교수는 「타임」지에서 이렇게 말하였다. “그것은 마치 술취한 십대 패거리가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단지 지난번 커브도 잘 지났으니 다음 커브도 잘 지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
증권 시장은 도대체 무엇이 잘못되었는가? 그것은 다시 붕괴될 수 있는가? 그리고 증권 시장은 어떤 면으로든 우리에게 개인적으로 영향을 미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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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시장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깨어라!—1989 | 8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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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시장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경제학은 무미 건조한 학문으로 불려 왔다. 하지만, 경제학은 우리 모두의 생활과 관련된 학문이다. 우리가 가게에서 지불하는 가격, 직업을 구할 수 있는 가능성, 우리가 사는 나라의 정부가 제공하는 용역—이 모든 것이 그 나라의 경제력에 달려 있다.
‘하지만 그것이 증권 시장과 무슨 관련이 있는가?’하고 질문하면서, ‘그것은 나와는 전혀 동떨어진 일이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그렇지만, 증권 시장은 마치 경제의 거울과 같다. 그리고 오늘날 세계 여러 나라는 상호 의존하고 있으므로, 섬처럼 고립된 경제는 존재하지 않는다.
국제화된 경제
미국 증권 거래소 소장은, 암흑의 월요일의 충격이 “어떤 나라도 자기 나라의 운명을 완전히 지배할 수 없다는 것을 매우 분명하게 드러냈다”라고 말하였다. 이탈리아에서 「라 레푸블리카」지의 한 기고가는 이렇게 기술하였다. “어제의 서독의 세금, 오늘의 라틴 아메리카의 부채, 그리고 ··· 내일의 미국 의회의 입법은 한때는 서로 관련이 없거나 오랜 세월이 지나야만 상호 관련을 맺는 일들이었다. 오늘날 그 일들은 즉각적으로 한데 결합된다. 이 점을 이해하려면, 단지 커다란 국제 은행 무역부에 들어가 보기만 하면 된다. 그런 곳에는 일종의 전자 우주선이 전세계의 시장들과 밤낮으로 연결되어 있다.”
전세계가 상호 관련되고 상호 의존하는 체제로부터 어떤 나라, 어느 경제가 고립을 주장할 수 있겠는가? 아프리카 나라들인가? 아프리카 경제를 관찰하는 한 경제 월간지 편집인들은, “아프리카 경제는 외부의 충격에 대해 매우 취약하다”라고 말한다. 라틴 아메리카 나라들은 어떠한가? 「조르날 두 브라질」지의 한 편집인은 증권 시장의 위기가 국제 금융 위기의 일부라고 말하였다. 중동의 경우는 어떠한가? 텔아비브 「마아리브」지의 부편집인은, “미국이 감기에 걸리면, 이스라엘이 재채기를 한다”는 이스라엘 전임 수상의 말을 언급하였다.
그러면 오늘날의 경제 폭풍에서 누가 안전한가? 원양 여객선의 갑판 위에서 일광욕을 하던 어떤 승객이 그 배의 밑바닥에서 물이 샌다는 말을 듣는다면, 문제가 발생한 곳에서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은 위험으로부터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이치적이겠는가? 그렇지 않다. 배의 모든 부분이 관련되어 있다—배의 어떤 부분도 따로 떠 있는 것이 아니다. 세계 경제에 대해서도 같은 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한 곳에서 일어난 문제는 우리에게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작은 물고기에게 위험한 물
시장 붕괴가 있은 후, 소규모 투자가들은 한꺼번에 시장을 떠났다. 그 대규모 탈출은 증권 중개업에 심한 손실을 뜻하는 것으로, 증권 중개업계에는 시장 붕괴 후에 약 25,000명이 일자리를 잃는 일이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증권 시장 자체에 더 큰 문제를 뜻하는 것이었다.
많은 투자가는 무엇이 두려워서 증권 시장을 떠났는가? 분명히, 그것은 시장 붕괴와 깊은 관련이 있었다. 그러나 다른 면들로도, 증권 시장은 마치 작은 물고기가 헤엄치기에 위험한 물처럼, 소규모 투자가들에게 위험한 환경으로 보이기 시작하였다. 이런 사태를 부채질한 세 가지 조류, 즉 컴퓨터화, 기업 매수 행위, 부채의 급증을 간략하게 살펴보기로 하자.
기계가 사태를 좌우하고 있는가?
암흑의 월요일은 컴퓨터에게 좋지 않은 날이었다. 그날의 거래 동향은 컴퓨터가 처리할 수 있는 한계를 넘는 규모였다. 미국 전역에 걸쳐서, 중개인들은 컴퓨터 터미널 화면에 의문 부호나 빈칸만 나타나는 것을 화가 나면서도 무력하게 지켜보았다. 폭풍의 심장부인 뉴욕 증권 거래소에서는, 시장 붕괴로 인해 컴퓨터 시스템의 거의 모든 부분이 폐쇄되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은 컴퓨터가 시장 붕괴의 희생자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매각 쇄도를 불러일으킨 공범자라고 생각하였다. 한 사람은 「뉴욕 타임스」에서 그 점을 이렇게 말하였다. “그것은 컴퓨터가 컴퓨터에게 파는 것에 불과합니다.”
물론, 그 말은 엄격하게는 진실이 아니다. 그러나 대규모 기관 투자가들이 좋아하는 상당히 복잡한 거래 방식을 따라, 컴퓨터는 자동적으로 시장 상태—이를테면, 주식 가격의 하락—에 자극을 받아 중개인에게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를 알려 주게 된다. 문제는, 중개인에게는 컴퓨터가 알려 주는 것에 의문을 제기할 만한 시간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컴퓨터는 무용단원을 안무하듯 증권 매매업자의 무리를 조종할 수 있다. 증권 매매업자들은 한결같이 컴퓨터에 순종하여, 대규모 매각 파동을 일으키고, 그 다음 그 동향은 다른 매각 파동을 일으킨다. 그러므로 흡사 확성 장치에서 잡음이 마이크를 통하여 반복 증폭되면 귀청을 찢는 소리가 날 수 있는 것처럼, 컴퓨터가 시장 붕괴를 증폭했을 수도 있다. 일부 사람들은 508포인트가 하락한 중에 300포인트를 컴퓨터 탓으로 돌린다.
컴퓨터는 증권 시장에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겠지만, 컴퓨터로 인해 작은 물고기들은 암흑의 월요일에 전보다 더 작아졌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개인 단위의 투자가들은 폭락하는 주식을 팔려고 해도 중개인들과 전화 연락조차 할 수가 없었다. 그러는 동안에, 컴퓨터 제어 프로그램을 갖추고 거래를 하는 대규모 투자가들은 자기들의 주식을 무더기로 처분하고 있었다.
점점 더해 가는 열기
또한 많은 사람은 큰 물고기와 중간 크기 물고기가 지난 여러 해 동안 점점 더해 가는 열기에 휘말려서, 회사를 가로채기 위한 악의적인 주식 매입과 차입금에 의한 기업 매수로 서로를 집어 삼켜 온 것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낸다. “오늘날 사람들은 예전에 주식을 사던 방법으로 회사를 사고 있습니다”라고 본지와 회견한 한 은퇴한 투자 은행가는 말하였다.
차입금에 의한 기업 매수(leveraged buyout) 즉 LBO는 증권 시장에서 매우 흔한 일이다. 한 회사가 “차입금”(이를테면, 부실 채권을 파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모은 막대한 양의 빚돈)을 사용하여 다른 회사 주식의 상당량을 매점함으로써 그 회사를 “매수”한다. 악덕 투자가는 일단 그 대상을 매점하면, 그것을 조각내서 팔아 버리고 부채를 모두 갚는다. 그러므로 악덕 투자가는 결과적으로 남는 부분을 공짜로 차지하게 되는 것이다! 부실 채권을 파는 방법으로, 마치 잉어가 상어를 삼키듯, 소기업이 대기업을 삼킬 수도 있다.
회사를 가로채기 위한 주식 매입 거래는 그 거래를 성사시키는 은행, 변호사, 실업가에게 거의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양의 돈을 안겨 준다. 1988년 후반의 한 대규모 LBO에서는, 은행과 상담가들의 수수료만 10억 달러에 달하였다. 악덕 투자가로 유명해진 일부 사람들은 단지 몇년 동안에 수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적지 않은 사람이 법을 어기는 일을 하였다.
부채 급증
LBO는 미국이 부채를 가지고 불장난을 계속하는 것의 한 가지 실례에 불과하다. 개인적으로, 미국인들은 수입의 약 5퍼센트만을 저축한다. 서독인들은 약 13퍼센트를, 일본인들은 약 17퍼센트를 저축한다. 미국인들이 크레디트 카드를 좋아하고 ‘당장 사고, 나중에 갚자’는 신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일이다. 미국 회사들은 1조 8천억 달러가 넘는 빚을 지고 있으며, 연방 정부의 부채는 2조 6천억 달러를 넘는다. 미국 정부는 또한 국제 무역 분야에서, 단지 8년 만에, 세계 최대의 채권국에서 세계 최대의 채무국으로 탈바꿈하였다. 캐나다 「글로브 앤드 메일」지의 한 기고가는 미국의 정책을 “쓸 때 쓰자, 빌리면 된다”라는 말로 요약하였다.
경기 후퇴는 부채에 허덕이는 미국 회사들에게 커다란 어려움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다. 빚더미 위에 올라 앉은 회사들은 그와 같은 환경에 갑자기 취약해지곤 한다. 채무 불이행과 파산의 물결이 일 수 있었다. 은행 역시 빚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처지에 있다. 즉 여러 은행이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위험한 융자금을 대출해 온 것이다. 수백개의 은행이 난관에 처해 있으며, 많은 은행은 문을 닫지 않으면 안 되었다.
세계적인 규모의 부채는 훨씬 더 불길한 전조를 나타내는데, 제 삼세계 국가들은 엄청나게도 1조 2천억 달러의 빚을 지고 있다. 따라서, 투자 은행가 필릭스 로헤이틴이 경제를 이렇게 평가한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우리는 카드로 거대한 금융의 집을 세웠다. 우리는 그 취약성에 대한 합당한 경고를 이미 받은 셈이다.”
대탈출
그러므로 소규모 투자가들의 경우에, 증권 시장은 거대한 파동을 일으키는 컴퓨터 거래, 점점 더해 가는 열기에 휘말린 큰 물고기 및 연못의 물을 전부 삼킬 듯이 위협하는 부채라는 밑빠진 독에 의해 지배되는 것으로 보일 것이다. 작은 물고기가 증권 시장에서 탈출하려고 하는 것이 과연 놀랄 만한 일이겠는가?
그러나 두려움보다 훨씬 더 큰 이유로, 많은 소규모 투자가들을 증권 시장에서 빠져 나가게 만든 하나의 추세가 있다. 그 추세는 오늘날 온 세상을 움직이는 것으로 보이는 동일한 심리 상태에 의해 지배된다. 그 심리 상태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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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만도 수백개의 은행이 난관에 처해 있으며, 많은 은행은 문을 닫지 않으면 안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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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시장 용어 안내
증권 시장에서 일어나는 일은 우리에게 생소하게 보일 수 있는데, 그 이유는 금융계가 전적으로 독특한 자체 용어들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다음은 증권 시장에서 매우 흔히 사용되는 용어들을 간추린 본보기다.
◆ 주식: 우리가 어떤 회사 주식의 일부를 살 때, 우리는 사실상 그 회사의 일부를 사는 것이다. 이것은 회사들이 돈을 모으는 방법의 하나다. 정기적으로, 주주들은 배당금으로 불리는, 회사 이익의 적은 부분을 받을 수 있다.
◆ 채권: 회사들이 돈을 모으는 또 다른 방법은 채권을 팔아서 돈을 빌리는 것이다. 우리가 어떤 회사의 채권을 살 때, 우리는 그 회사에 돈을 빌려 주는 것이다. 회사는 이자를 지불하는 방법으로, 돈을 사용한 데 대한 대가를 지불한다. 주식과 채권은 둘 다 “유가 증권”이라는 포괄적인 용어로 적절히 불릴 수 있다. 일반적으로 채권은, 때때로 주식의 가치가 증식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가치가 증식되지는 않지만, 흔히 더 안전한 투자로 간주된다. 한 가지 예외는 부실 채권인데, 이것은 위험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공식 평가되는 채권이다. 이 채권을 발행하는 회사는 채무 불이행을 하여, 계약한 금액을 지불하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다. 사람들이 부실 채권을 사는 이유는 그 채권이 높은 이자를 지불하기 때문이다.
◆ 증권 거래소: 주식 및 채권 같은 유가 증권을 사고 파는 조직화된 경매장 혹은 판매 시장. 증권 거래소 입회장에서, 중개인은 고객 즉 투자가의 주문에 따라 사고 파는 일을 수행하며, 그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다.
◆ 다우(DOW): 다우 존스 공업주 평균 주가의 약자로, 뉴욕 증권 거래소의 상태와 시세를 나타내는 가장 널리 알려진 지표다. 그것은 30개 공업주의 현시가에 기초한 평균이다. “증권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습니까?”라고 사람들이 질문할 때, 흔히 하는 대답은 다우 지수를 참조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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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카드로 거대한 금융의 집을 세웠다. 우리는 그 취약성에 대한 합당한 경고를 이미 받은 셈이다.”—투자 은행가 필릭스 로헤이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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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으로 지은 집깨어라!—1989 | 8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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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으로 지은 집
“탐욕은 건전한 것입니다. 여러분은 탐욕을 부리면서도 여전히 자신이 좋은 사람이라고 느낄 수 있습니다.” 이 말은 어느 경영 대학원 졸업반 학생들에게 행해진 연설의 일부로서, 학생들로부터 폭소와 갈채를 받았다고 한다. (애덤 스미스 저, 「광란의 80년대」[The Roaring ’80s]) 연사는 미국 월 스트리트 증권 시장에서 수억 달러를 벌어들이고 크게 성공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후 오래지 않아, 「포춘」지는 바로 그 사람을 “올해의 사기꾼”으로 선정하였다. 몇달이 못 되어, 그는 교도소에 가게 되었다.
탐욕은, 그 결과를 볼 때, 그다지 건전한 것이 결코 아니었다. 그러나 그 사람의 말은 흔히 월 스트리트의 태도를 나타내는 전형적인 말로 인용된다. 사실은 무엇을 알려 주는가?
우리가 이미 살펴본 월 스트리트 증권 시장의 동향을 고려해 보자. 전광 석화 같은 컴퓨터 거래, 막대한 이익을 얻으려고 하는 광적인 기업 매수, 산더미처럼 쌓인 빚 등 모든 것이 공통된 맥락, 즉 일확 천금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보인다.
모두가 당장 이익을 얻는 데 혈안이 되어 있다. 캐나다 「매클린스」지의 한 사설은 그 점을 이렇게 강력히 표현하였다. “1980년대의 신흥 부호들은 아무 대가도 치르지 않고 무언가를 얻고자 한다. 즉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돈을 벌려고 한다.” 그와 같이 이익을 추구하는 사회가 그 사회 특유의 범죄를 낳았다는 것이 과연 이상할게 있겠는가? 그 범죄는 다음과 같은 이름으로 불린다.
내부자 거래
“도대체 그게 뭡니까?” 본지가 어느 은퇴한 투자 은행가에게 물어 보았다. 그의 대답은 이러하였다. “가장 넓은 의미의 내부자(内部者) 거래란, 전문가는 알지만 일반 투자가들은 모르는 것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이용하면 유리한 입장에 있게 됩니다.”
그런 행위는 불법이다. 그러나 1980년대에는 월 스트리트 증권 시장에서 그것이 너무도 만연하여, 겨우 일년 남짓한 기간 동안, 약 70명의 월 스트리트 증권 시장 실업가들이 체포되었다. 월 스트리트 증권 시장의 문제점들 중 다른 많은 것들처럼, 그것 역시 전세계를 휩쓸어 왔다. 일본에서 내부자 거래 혐의로 조사를 받던 한 사람은 그 사건과 관련된 한 국회의원에게 뇌물을 주려고 하면서, 현금 40,000달러가 든 가방을 가지고 그 국회의원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그 사람은 그 장면이 모두 촬영되어 나중에 국영 텔레비전에서 방송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었다!
다른 증권 시장들—이를테면, 캐나다의 베이 스트리트, 프랑스의 부르스, 이탈리아의 보르사—도 내부자 거래 추문으로 흔들거렸다. 영국에서 이스라엘까지 뻗어 있는 한 내부자 거래 조직망이 발각되었다. 세계 도처의 증권 시장들은 이런 종류의 속임수를 막기 위한 법을 제정해 놓았지만, 앞서 언급된 은행가가 본지에 말한 바와 같이, 내부자 거래는 “규정을 내리기가 힘들고 단속하기는 더 힘들다. 정교한 안전 장치가 있기는 하지만, 정보는 돈보다 훔치기 쉬운 것이다.”
여피 증후군
증권 시장의 탐욕은 일부 사람들을 범죄로 인도하기도 하였지만, 그것은 더 많은 사람을 물질주의로 인도하였다. 「뉴스위크」지는 바로 월 스트리트 증권 시장이 미국의 탐욕스런 “금전 문화”의 심장부라고 보도하였다. 80년대의 강세 시장은 횡재를 노리는 많은 수의 젊은 졸업생을 매혹시켰다. 그들을 가리켜 속칭 여피(yuppie) 즉 도시의 젊은 전문가(young urban professional)라고 불렀다. 높은 야망과 그에 어울리는 소득으로 유명해진 여피들은, 이상적 소비자, 그야말로 돈쓰는 기계로서 광고인들의 표적이 되었다.
자신을 과거의 여피로 묘사하는, 이전의 월 스트리트 증권 매매업자 한 사람은, 한창 때 월 스트리트 증권 시장에서의 자신의 생활에 관해 본지에 말하였다. 그는 회사에 다닐 때의 사고 방식이 “직장은 인생이다. 그 외의 어떤 것도 그 다음이다”라는 것이었다고 말하였다. 아침 다섯시에 일어나서, 하루 온종일 일한 다음, 퇴근 후에도 밤 늦게까지 고객들과 어울리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는 사람들의 사고 방식을 단적으로 깨닫게 해준 한 사건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한 동료는 그에게, 증권 거래소 입회장에서 심장 마비로 쓰러진 한 중개인을 찍은 여러 장의 사진을 보여주었다. 쓰러진 사람 주위에서 모든 사람이 계속해서 거래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아무 것도 늦추어지지 않았고, 아무 것도 멈추지 않았다.
「뉴욕 타임스」지는, 여피들이 돈을 빌리고 쓰는 방식 때문만이 아니라 그들의 사고 방식 때문에, 시장 붕괴가 여피들에게 충격이 될 것이라고 보도하였다. 많은 여피는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것과 소유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의 차이를 전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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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여피는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것과 소유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의 차이를 전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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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책을 찾아서깨어라!—1989 | 8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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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책을 찾아서
증권 시장을 괴롭히는 것을 치료하는 면에서, 아이디어는 결코 부족하지 않다. 그러나 의견의 일치가 부족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부채와 LBO를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어떤 전문가들은 둘 다 경제에 유익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양쪽 모두 자신들의 주장을 “증명”하는 통계들로 중무장을 하고 있다.
헬무트 슈미트는 세계의 주요 경제 강국들(미국, 독일, 일본)이 세계의 경제 재앙을 해결하기 위해 협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세 나라 정부가 모두 평범하다는 것은, 자기의 부족함을 인정하기보다 서로에 대해 불평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의 변명이 될 수 없다. 평범한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책임을 질 수 있다.”
그렇지만 이렇게 자문해 보자. 이치적으로 볼 때, 우리는 원래부터 평범한 인간 정부에 어느 정도나 기대할 수 있는가? 예를 들어, 슈미트는 제 삼세계의 부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그리고 실질적으로 해결 불가능한” 문제라는 점을 주저없이 인정한다. 평범한 정부가 해결 불가능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
약 25세기 전에 한 현인이 말한 “걸음을 지도함이 걷는 자에게 있지 아니”하다는 말은 요점을 정확하게 지적한다. (예레미야 10:23) 이 말은 오늘날 실로 참됨이 증명되었다! 세계 경제는 너무나 복잡해서, 전문가들도, 바로잡는 것은 고사하고 이해조차 못할 정도다.
세계 경제의 불안정을 직면하여,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성서는 또다시 상당히 요점 잡힌 충고를 해준다. 즉 지혜롭게 투자하라는 것이다! 마태 복음 6:19, 20에 나오는 예수의 말씀에 유의하자.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땅에 쌓아 두지 말라 거기는 좀과 동록이 해하며 도적이 구멍을 뚫고 도적질하느니라 오직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하늘에 쌓아 두라 거기는 좀이나 동록이 해하지 못하며 도적이 구멍을 뚫지도 못하고 도적질도 못하느니라.”
그러면 어떻게 그 일—하늘에 보물을 쌓는 일—을 할 수 있는가? 먼저 우리 모두는 자신의 영적 필요를 채워야 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마태 5:3) 성서를 연구하는 일에 돈보다 훨씬 가치있는 것—시간—을 투자함으로써 그 필요에 주의를 기울일 수 있다. 자신을 매우 괴롭히는 문제들에 대해 성서가 제공하는 간단하고 이치적인 해결책에 감탄하게 될 것이다.
앞 기사에서 언급된 과거의 여피는 바로 그 일을 하였다. 그는 미국 월 스트리트 증권 시장에서 바쁘게 생활하던 여러 해 동안 저버렸던 성서 연구를 다시 시작하였으며,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의 생활이 개선되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는 성서가 탐욕을 추구하는 이 세상 경제 제도의 최종 몰락을 예언한다는 것을 배워 알고 마음이 끌렸다. 하나님께서 대격변으로 이 세상 제도의 끝을 가져오실 때, 주식 명세표로도, 돈뭉치로도 보호나 도피의 길을 사지 못할 것이다. 돈이 아무 소용도 없을 것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돈을 거리에 던질 것이다. (에스겔 7:19; 요한 1서 2:15-17) 그때에는 영적인 투자만 가치가 있을 것이다.
특히 위로가 되는 것은, 그 멸망의 때 후로는 더는 탐욕이 세상을 지배하지 않을 것이라는 성서의 약속이다. 그때에는 이익이 아니라 공의가 영원히 다스릴 것이다. (이사야 9:6, 7) 실제로, 멀지 않아 사람들은 ‘증권 시장—그게 뭡니까?’라고 말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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