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용도 올리브유
올리브유가 과즙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놀라겠는가? 당신이 지중해 연안에 살고 있다면, 놀라지 않을 것이다. 요컨대, 전세계에서 재배중인 8억 그루의 올리브나무 중 약 98퍼센트가 지중해 연안에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곳에서, 올리브유는 수천 년 동안 사람들의 생활에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간단히 말해서, 올리브 열매는 상록수 열매이고, 올리브유는 근본적으로 올리브 열매에서 짜낸 것이다. 올리브나무는 성장이 느려서, 본격적으로 열매를 맺기까지 10년 또는 그 이상이 걸리기도 한다. 그 후로 올리브나무는 수백 년간 열매를 맺을 수 있다. 팔레스타인에는 수령이 천년 이상이나 되는 나무들이 있다고 한다!
올리브유 생산은 올리브 열매를 맷돌로 으깨는 것으로 시작된다. 으깨어서 묵처럼 만든 다음 과즙을 짜기 위해 압착기 아래 놓는다. 그러나 이것은 평범한 과즙이 아니다. 사실상 물과 기름의 혼합물이다. 물을 제거하고 나면, 기름은 소비를 위해 등급이 매겨져 저장되고 병에 넣어진다.
고대의 용도
올리브유의 용도가 다양한 것은 특히 고대 세계에서 분명했다. 예를 들면, 이집트에서 올리브유는 무거운 건축 자재 운반구의 윤활제로 사용되었다. 중동에서 올리브유는 빼놓을 수 없는 식품일 뿐만 아니라 화장품과 연료로도 사용되었다.
여러 성서 기록에 따르면, 소량의 향료를 섞은 올리브유는 스킨 로션으로 사용되었다. 또한 햇볕으로부터 또는 목욕 후 피부를 보호하는 데 흔히 사용되었다. (룻 3:3) 손님의 머리에 기름을 바르는 것은 후대의 행위로 간주되었다. (누가 7:44-46) 타박상과 상처를 가라앉히는 등 의학적 용도로도 올리브유를 사용하였다. (이사야 1:6; 누가 10:33, 34) 그리고 아마 장사(葬事)를 준비하는 데 사용한 재료 중에 올리브유가 있었을 것이다.—마가 14:8; 누가 23:56.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거룩한 관유”를 준비하도록 명하셨을 때, 그 성분 중 하나로서 어떤 종류의 기름을 지정하셨는가? 물론, 아주 순수한 감람 기름 즉 올리브유였다! 또한 모세는 회막, 회막의 기구, 거룩한 그릇, 심지어는 계약의 궤에 그 기름을 발랐다. 아론과 그의 아들들도 이 기름으로 기름부음을 받고 여호와의 제사장으로서 성별되었다. (출애굽 30:22-30; 레위 8:10-12) 비슷하게, 이스라엘의 왕들도 머리에 올리브유가 부어짐으로 기름부음을 받았다.—사무엘 상 10:1; 열왕 상 1:39.
고대에 등잔용 연료로 흔히 사용된 것은 무엇이었는가? 출애굽기 27:20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는데, 역시 다용도 올리브유였다! 여호와의 성전에는, 커다란 황금 등대 열 개가 있었는데 최고급 올리브유가 그 연료였다. 이 기름은 여호와께 바쳐지는 “늘 드릴 번제”뿐만 아니라 소제와 관련해서도 사용되었다.—출애굽 29:40, 42.
올리브유는, 솔로몬이 두로 왕 히람에게 성전 건축 자재를 보내 준 대가의 일부로 지급할 정도로 매우 귀중한 물품으로 간주되었다. (열왕 상 5:10, 11) 오늘날 고에너지 식품으로 그리고 가장 소화가 잘되는 지방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는 올리브유는 또한 이스라엘 사람들의 식사의 주요 식품으로 사용되었다.
현대의 용도
오늘날에도 올리브유는 과거와 마찬가지로 용도가 다양하다. 올리브유를 사용한 제품에는 화장품, 세제, 의약품, 심지어는 직물이 있다. 하지만 이 기름을 여전히 주로 식품으로 사용한다. 그 인기가 유럽과 중동 지방에 비할 만한 곳이 없기는 하지만, 최근에 다른 지역에서도 수요가 증가해 왔다.
예를 들면, 「소비자 보고서」(Consumer Reports)에 따르면, 미국에서 올리브유 판매고가 “1985년에서 1990년 사이에 배 이상 증가하였다”고 한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한 가지 이유는 올리브유가 비타민 E의 좋은 공급원이라는 점이다. 또한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올리브유의 단불포화 지방을 섭취하는 것이 부작용 없이 심장에 유익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다른 연구에서는 올리브유가 혈압을 낮추고 혈당치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올리브유에서 발견되는 것과 같은 단불포화 지방을 기본으로 한 고지방식(食)을 추천한다. 「소비자 보고서」의 보도에 따르면, 그와 같은 추천이 “커다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모든 고지방식이 심장에 유익하다는 생각은 거의 영양학적 이설에 가깝기 때문이었다. 단불포화 지방은 곧이어 더욱더 언론의 주의를 끌었으며, 올리브유의 판매고는 급상승하였다.”
이 주장들은 일반적인 인정을 받고 있는가? 올리브, 아보카도 및 몇몇 견과류에서 발견되는 단불포화 지방이 다른 식품에서 발견되는 다불포화 지방과 포화 지방보다 건강에 더 유익한 것이라는 주장에는 논란의 여지가 거의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그 외의 주장들은 다소간 과장되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소비자 보고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어떤 광고들은 ‘올리브유가 콜레스테롤, 혈압, 혈당을 낮출 수 있다는 점을 의학계에서 확인하였다’고 자랑하였다. 그러나 연구가인 마고 뎅크 박사의 말로는, ··· 혈압 및 혈당의 차이가 극히 적어서 ‘임상적으로 무의미’할 정도였다.”
일단의 연구자들은 이와 같이 조언한다. “모든 올리브유—라이트(light)라고 쓰여 있든 그렇지 않든 간에—는 100퍼센트 지방이며 테이블스푼 한 개당 약 125칼로리가 들어 있다. 이 이유 하나만으로는, 건강식에서 단지 한 가지 제한된 역할밖에 할 수 없다. 올리브유에서 얻을 수 있는 건강상의 유익이란, 그 기름을 오로지 버터, 마가린, 및 다른 식물성 기름의 대용물로서 사용하여 얻는 것에 불과하다. 심지어 그러한 유익마저도 과장된 것이다.” 당연하게도 국제 올리브유 협의회에서는 다음과 같은 주의문을 발표하였다. “너무 즐긴 나머지 음식에 올리브유를 마구 붓기 전에, 몇 마디 주의를 듣는 것은 적절하다. 올리브유를 많이 먹어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반드시 날씬해지는 것은 아니다.”
고대와 마찬가지로, 오늘날에도 음식이든 여호와께서 주신 다른 선물이든 즐기는 비결은 절도이다. 당신이 지중해 연안에 살든 아니면 다른 지역에 살든, 이 점을 염두에 두면 다용도 올리브유로부터 즐거움과 유익을 얻을 수 있다!
[26면 네모와 삽화]
올리브유의 등급
○ 익스트라 버진: 최고급 올리브유. 용매(溶媒)를 사용하지 않고 특상품 올리브 열매에서 짜낸다. 상온에서 추출하기 때문에 종종 “저온 압출”로 불린다. 유리(游離) 올레인산의 함량이 매우 낮다. 이 지방산은 올리브유의 맛을 떨어뜨릴 수 있다. 익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는 맛과 향이 가장 다양하다.
○ 버진: 익스트라 버진 올리브유와 같은 방식으로 얻어지지만, 유리 올레인산치가 더 높다.
○ 올리브유: “저온 압출”유 중 얼마는 산 함량 또는 좋지 않은 맛, 색깔, 향 때문에 식용으로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된다. 생산업자들은 이러한 기름을 용매를 사용하여 정제한다. 그리고 용매는 열을 가해 제거한다. 이렇게 해서 거의 무색 무미의 기름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이 기름을 고급 버진 올리브유와 혼합한다. 전에는 “순수 올리브유”라는 이름으로 판매되었으나, 1991년 이후로 이 이름은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이제 그냥 “올리브유”로 불린다.
○ 올리브 퍼미스유: 퍼미스는 올리브 열매에서 기계적 및 물리적 방법으로 기름과 물을 짜내고 남은 찌꺼기다. 용매를 사용해서 이 찌꺼기에서 가외의 기름을 추출해 낼 수 있다. 그리고 이 기름을 정제해서 고급 버진 올리브유와 혼합한다.
○ 라이트 올리브유: 이것은 기름의 등급이 아니다. 단순히 정제된 올리브유에다 그보다 적은 양의 버진 올리브유를 혼합한 것이다. 라이트란 말은 지방 함량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모든 올리브유는 100퍼센트 지방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 말은 색깔, 향, 맛의 강도가 낮은 것을 의미한다.
[27면 네모]
이것을 알고 있는가?
○ 신선한 올리브 열매에는 올레어로핀이라는 쓴 물질이 있어서, 어떤 방법을 써서 처리하지 않는 한 먹기가 곤란하다. 「박물학」(Natural History)지는 올리브 열매를 먹기 전에, “소금을 넣어 두거나, 소금물에 간해 두거나, 며칠씩 물을 여러 번 바꾸면서 물에 담가 두거나, 심지어는 단지 햇볕에 내놓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올리브 열매로 기름을 짤 것이라면, 이런 처리는 전혀 필요하지 않다.
○ 모든 올리브유의 맛이 동일하지는 않다. 가공하지 않은 맛, 색깔, 향기가 매우 다양하다. 국제 올리브유 협의회에 따르면, “감정가들은 일반적으로 올리브유의 맛을 순한(부드럽고, 연한, ‘버터같은’), 약간 진한(강한, 올리브 맛이 더 나는), 진한(온전한 올리브 맛을 지닌 기름)으로 분류한다.”
○ 올리브유를 차게 해 놓으면, 맑지 않고 탁해진다. 이것은 변질된 표시가 아니다. 상온에서 이내 다시 맑아질 것이다. 실제로 올리브유는 냉장하지 않고 수개월간 보관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