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어—과장되게 소문난 작은 물고기
「깰 때이다」 일본 통신원 기
“팔팔한 작은 물고기가 내 낚시에 걸렸습니다. 당겨 올릴 때, 어느 친절한 마을 사람이 정말 맛있는 생선이 걸렸다고 말해 주더군요. 하지만 고기가 너무 조그맣기에 바다에 도로 던져 버렸지요. 나중에 알고 보니, 가시 많은 그 작은 물고기를 요리해서 먹었더라면 그게 내 생애 마지막 식사가 될 뻔했습니다.”
일본에 처음 온 이 사람이 낚은 물고기는 일본에서 진미로 여기는 복어였다. 맛을 아는 사람은 복어 정식 1인분에 4만 원 내지 14만 원 정도를 지불한다. 하지만 복어에는 테트로도톡신이라고 하는 독이 간, 난소, 신장에 집중되어 있고 때로는 그 물고기 피부에도 있다. 그 독 1만 마우스 단위, 즉 좁쌀 한 알과 맞먹을 정도의 양이면 보통 체격의 사람이 죽는다.a
세계적으로 복어는 약 100종이나 되지만, 그 모든 종류가 부풀리는 전술을 사용한다. 식도에 있는 특별한 주머니 안으로 물을 들이마시면, 평범해 보이기만 하던 이 물고기는 팽창하여 날카로운 가시로 뒤덮인 무서운 공 모양이 되며, 아무리 포식 동물이라도 삼킬 엄두를 내지 못하게 된다. 복어는 달라진 모습으로 적을 깜짝 놀라게 하기도 하고, 또 요리조리 피해 숨는 “먹이”를 바다 밑바닥 모래에서 나오게 하기 위해 물을 내뿜기도 한다. 그러고 보면, 부풀리는 고기(puffer), 공 모양 고기(globefish), 내뿜는 고기(blowfish)라는 이 물고기의 영어 이름은 참 적절하다.
오늘날, 복어는 해마다 인명을 앗아 가고 있다. 하지만 그 대부분이 복어를 손수 조리하려고 한 비전문가들이 관련된 경우라고 복어 요리사들은 지적한다.
일본인들이 그 진미를 미국 시장에 소개하려고 노력함에 따라 복어는 국제적인 주목을 받게 되었다. 수입 허가가 거절되었고, 뉴스 매체는 복어를 “살인 물고기”로 낙인 찍으면서 그것을 먹는 것은 “죽음에 도전하는 식사”라고 주장했다. 그 주장은 타당했는가?
악평이 나 있지만 식용 생선이다
“복어를 먹는 것은 안전하고말고요.” 3대째 복어 요리사인 나가시마 시니키로의 말이다. “우리는 그 생선의 어느 부분에 독이 있는지 알고 있고, 그런 부분은 합당한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 처분합니다. 도쿄 지역에서 30년 이상 복요리를 하는 동안, 면허가 있는 음식점에서 조리된 생선을 먹고 복어 중독으로 죽은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습니다.”
시니키로는 이렇게 말을 잇는다. “법이 까다롭지요. 예를 들어, 그 내장을 합당한 방법으로 처분하지 않으면, 그 가게는 한 달 동안 영업 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습니다. 혹은 아무리 손님의 요청이 있더라도 사망을 초래하는 불법적인 부위를 상에 내놓으면, 그 가게는 완전히 문을 닫게 될 겁니다.
“복어 조리와 이 지역의 요리사 시험 및 면허 취득에 관한 법규는 우리 할아버지가 처음으로 개발한 것입니다. 할아버지는 일본 서부에서 복어 요리가 이미 인기를 끌고 있던 1950년대에 대(大)도쿄 지역에 그 요리를 선보이셨지요.”
시니키로의 아버지인 유타카는 복어 요리사 지망생들의 심사원으로 일한다. 자기 가게 안 서까래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말린 복어로 만든 초롱 모양의 장식물들 사이에서 이야기하는 그의 모습이 무척 자연스러워 보인다.
“복어 요리사가 되는 훈련이란 복어의 해부학적 구조에 관한 철저한 지식을 얻는 것과 단 20분 이내에 복어의 내장을 빼내 모든 부위의 이름을 대는 일이 포함되는 엄격한 시험을 통과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시니키로는 복어의 내장을 빼내는 시범을 보여 주려고 칼을 드는 순간, 주어진 업무에 집중하는 전문가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돌변한다. 그의 아버지는 지켜 보면서 그 물고기의 각 부위를 설명해 준다. 도마 옆에는 스테인리스 냄비가 두 개 놓여 있다. 한 냄비에는 간, 신장 및 독이 든 다른 부분을 담고, 다른 하나에는 그 생선의 먹을 수 있는 부분을 담는다. 몇 분 만에, 얇고 흰 살토막들이 더욱 얇게 저며져서 마치 투명한 꽃잎처럼 가지런히 놓인다. 강판으로 간 무와 붉은 고추가 색감을 더한다. 이 멋진 요리는 시각과 미각을 다 즐겁게 해준다.
아버지 나가시마 씨는 복어가 흔하던 시절을 회상하며 빙그레 웃는다. “내가 어렸을 때는 복어가 요즘처럼 그렇게 비싸지 않았어요. 아버지가 복어 요리사였으니까 도시락에도 그걸 담아서 학교에 갔단 말입니다. 다른 아이들이 내 맛있는 반찬하고 바꿔 먹겠다고 야단이었지요.”
과장된 소문?
1988년, 미국 식품 의약품국은 면허를 가진 요리사가 조리한 복어는 먹어도 안전함을 인정하고 미국 내 수입을 허가했다.
하지만 확실히 복어 요리는 여가를 즐기는 낚시꾼들이 손수 해볼 성질의 것이 아니다. 복어가 식단에 등장하려면, 반드시 면허를 가진 요리사가 조리해야만 한다. 그것만이 과장되게 소문난 이 작은 물고기를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각주]
a 테트로도톡신은 마우스 단위로 측정된다. 1마우스 단위는 20그램 나가는 생쥐 한 마리를 30분 이내에 죽이는 데 필요한 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