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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레의 춤추는 악귀들
  • 깨어라!—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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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98 2/8 23-24면

야레의 춤추는 악귀들

오전 중간쯤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날씨는 벌써 몹시 더웠습니다. 전통 의상을 차려 입은 일단의 남자들을 보고, 우리는 그 사람들이 이 찌는 듯한 열기를 어떻게 견딜 수 있는지 참으로 궁금하였습니다! 우리는 베네수엘라의 산프란시스코데야레라는 조그만 농업 도시를 방문하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전통 의상을 입은 그 남자들은 그 유명한 디아블로스 단산테스 데 야레, 즉 야레의 춤추는 악귀들이었습니다.

베네수엘라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톨릭교인으로서 성서를 믿는다고 공언합니다. 하지만 여러 세대에 걸쳐, 악귀를 묘사하는 것을 두드러진 특징으로 하는 춤추는 의식이 이 곳의 문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왔습니다. 가톨릭 교회는 그러한 춤을 관용해 줄 뿐 아니라 실제로 장려하기까지 하고 있습니다. 야레의 춤추는 악귀들의 경우도 그러합니다.

우리는 야레에 도착한 후, 가톨릭 단체인 최고 성사 형제단의 지방 본부가 그 춤추는 악귀들의 본부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습니다. 그 본부 건물은 카사 데 로스 디아블로스(악귀들의 집)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 날은 수요일이었는데, 가톨릭 축제인 성체와 성혈 대축일의 전날이었기 때문에 많은 전문 사진가들이 그 건물 밖에서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빠른 속도로 드럼을 치는 소리가 크게 나더니, 악귀처럼 보이게 차려 입은 몇몇 남자들이 춤을 추기 시작하였습니다.

악귀 무용수들의 의상

무용수들은 모두 빨간 셔츠와 빨간 바지를 입고 빨간 양말을 신었으며 샌들을 신고 있었습니다. 목에는 저마다 묵주와 십자가 그리고 커다란 가톨릭 메달을 걸고 있었습니다. 옷에도 또 하나의 십자가가 부착되어 있었습니다. 저마다 한 손에는 악귀 모양의 마라카스라는 악기를, 또 한 손에는 짧은 채찍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괴상하게 생긴, 여러 가지 색깔로 된 대형 가면인데, 뿔과 퉁방울눈이 있었고 이빨을 드러낸 모습도 많이 있었습니다. 가면은 모두 빨간 천으로 된 긴 두건에 부착되어 있었습니다.

우리는 여러 부류의 무용수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주된 역할을 하는 카파타스 즉 감독은 디아블로 마요르 다시 말해 수석 악귀라고도 알려져 있습니다. 그의 가면에는 뿔이 네 개 있는데, 대개 고참이기 때문에 감독으로 선택됩니다. 보조 감독 즉 세군도 카파타스는 뿔이 세 개이며, 직급이 없는 일반 무용수들은 뿔이 단지 두 개입니다. 무용수들 가운데 일부는 프로메세로스인데, 정해진 햇수 동안 혹은 어쩌면 평생 동안, 일 년에 한 번씩 춤을 추기로 약속하고 그 약속을 지키는 사람들입니다. 이러한 약속 즉 서약을 하는 사람들은 대개, 하느님이 자기들의 특별한 요청을 들어 주셨다고 믿는 사람들입니다.

교회로 행진해 감

정오가 되면 이 무용수들은 그들의 본부를 떠나, 앞으로 계속 할 행진에 대한 사제의 허락을 받기 위해 그 지방 교회로 갑니다. 춤추는 악귀들은 교회 밖에서 사제를 만납니다. 그 곳에서 그들은 무릎을 꿇고 사제의 축복을 받습니다. 그런 다음 그 도시의 거리를 춤을 추며 돌아다니는데, 때로는 집집으로 다니기도 합니다. 집주인들이 사탕, 음료 및 그 밖의 음식들을 준비해 놓고 춤추는 악귀들을 맞이하는 광경이 아주 흔히 눈에 뜨입니다. 이 행진은 오후 내내 쉬지 않고 계속됩니다.

다음날 아침, 교회에서 미사가 시작될 때, 무용수들은 카사 데 로스 디아블로스에서 다시 만납니다. 그들은 일제히 자기들의 마라카스를 흔들면서 드럼의 리듬에 맞춰 그 곳에서 묘지까지 춤을 추며 갑니다. 묘지에는 제단이 하나 차려져 있고, 그 앞에서 그들은 죽은 친구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이러한 의식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드럼의 리듬이 느립니다. 그런 다음에는 미신적인 두려움 때문에 뒷걸음질을 쳐서 묘지를 빠져 나오는데, 절대로 제단에 등을 돌리는 일이 없도록 조심합니다. 그 곳에서 교회까지 행진한 다음 미사가 끝나기를 기다립니다.

사제의 축복

미사가 끝나면 사제는 밖으로 나와, 무릎을 꿇고 앉아 머리를 숙이고 있는 무용수들에게 축복을 하는데, 무용수들의 가면은 악에 대한 선의 승리를 상징하는 의미에서 두건에 매달려 있습니다. 사제는 수석 악귀 옆자리에 나란히 앉습니다. 그 두 사람은 신입 프로메세로스의 서약을 듣는데, 신입 프로메세로스는 자기들이 왜 춤을 추기로 약속하는지 그리고 몇 년 동안 그렇게 할 것인지를 설명합니다.

드럼 연주자들은 드럼을 더 빨리 치기 시작하고, 그에 따라 춤추는 악귀들은 리듬에 맞춰 점점 더 빠른 속도로 자기들의 몸과 마라카스를 격렬하게 흔들어 댑니다. 여자들도 춤을 추기는 하지만, 악귀 의상을 입고 춤을 추지는 않습니다. 여자들은 빨간 치마와 흰 블라우스를 입고 머리에 흰 손수건이나 빨간 손수건을 쓰고 있습니다. 그 행진이 진행되는 도중에 일부 춤추는 악귀들은 자기들의 수호 성인상(聖人像)을 어깨에 메고 갑니다. 무용수들은 그 도시에 우뚝 솟아 있는 십자가에 경의를 표한 다음 교회 앞을 행진하는 것으로 자기들의 행진을 끝냅니다.

여호와의 증인은 참여하지 않음

이 행사는 우리 관광객들에게 흥미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야레라는 작은 도시를 방문하는 동안, 우리는 춤추는 악귀들과 관련하여 벌어지는 이 대중적인 행사를 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들로서 우리는 베네수엘라에 있는 7만여 명의 다른 여호와의 증인들과 마찬가지로, 야레의 춤추는 악귀들의 축제나 그와 비슷한 행진에 참여하지 않습니다.

참여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사도 바울의 이러한 말에 유의하기 때문입니다. “나는 여러분이 악귀들과 함께하는 사람이 되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주의 잔과 악귀들의 잔을 함께 마실 수는 없습니다. 여러분이 주의 식탁과 악귀들의 식탁에 함께 참여할 수는 없습니다.” (고린도 첫째 10:20, 21, 「신 미국 성서」)—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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