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살펴봄
2000년과 그리스도
“여론 조사 결과, 2000년과 그리스도를 연관시키는 영국 사람은 6명 가운데 1명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ENI 회보」(ENI Bulletin)에서는 말한다. 한 갤럽 조사에서는 “천년 기념제에 대한 무지가 심각한 상태임이 밝혀졌는데, 응답자의 37퍼센트는 그것이 무엇을 기념하는지 모른다고 말했고 ··· 18퍼센트는 그 기념제가 새로운 세기를 기념하는 것이라고 말했으며, 17퍼센트는 그것이 2000년을 기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단지 15퍼센트만이 2000년과 그리스도의 탄생 사이의 연관성을 알고 있다. 에식스 대학교의 앤소니 킹 교수의 말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천년 기념제는 “그저 춤추고 샴페인을 마시고 밤늦게까지 친구들과 어울리거나 해외 여행을 할 기회”를 의미하였다. 영국 국교회의 주교인 개빈 리드는 이와 같이 논평하였다. “우리는 문화적·영적 기억을 상실한 사회에 살고 있다.”
“초강력 세균”에 대한 경고
“‘초강력 세균’은 가장 강력한 항생제에 대해서도 내성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은, 의료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에게도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스타」지에서는 말한다. 병리학자인 마이크 더브는 “한때 억제되었거나 거의 사라졌던 질병들이 변종이 되어 다시 나타나고 있다”고 경고한다. 항생제 남용으로 인해 새로운 형태의 결핵(TB), 말라리아, 장티푸스, 임질, 뇌막염, 폐렴 등이 생겨났는데, 이 병들은 점점 더 치료하기가 힘들어지고 있는데다 현대 의약품에 대해 내성을 지니고 있다. 결핵으로만도 한 해에 300만 명 이상이 사망한다. 아픈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점들을 기억한다면 도움이 될 수 있다. 목이 아프면 우선 유동액을 많이 마시고, 필요한 만큼 휴식을 취하고, 따뜻한 소금물로 입 안을 가시는 것과 같은 방법을 시도해 보라. 항생제를 처방해 달라고 의사에게 압력을 가하지 말고, 항생제가 정말로 필요한지를 의사가 결정하게 하라. 항생제를 처방받았다면, 병세가 눈에 띄게 호전되더라도 항상 지시받은 날까지 약을 복용하라. 항생제로는 박테리아가 아닌 바이러스로 인해 생기는 병인 감기나 독감은 치료할 수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보건 분야에서 대참사를 부를 수도 있는, 매우 염려스러운 이 세계적인 문제와 싸우기 위해 모든 사람이 협력해야 한다”고, 더브는 말한다.
우울증의 값비싼 대가
“신체 질환보다 훨씬 더 심각한 병인 우울증은 전세계에서 잦은 결근과 생산성 저하의 주된 원인”이라고, 브라질의 「우 글로부」지에서는 말한다. 세계 보건 기구의 한 보고서에서는, 1997년에 정신 질환으로 인해 사망한 사람의 수가 20만 명이나 된다고 알려 준다. 그에 더해, 기분의 변화와 같은 가벼운 정신 장애도 세계 전역에서 1억 4600만여 명의 직업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것은 청각 문제로 인해 장애를 겪는 근로자 1억 2300만 명이나 작업 중 사고를 당하는 2500만 명보다도 많은 수이다. 옥스퍼드 대학교의 가이 구드윈 교수가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우울증 문제는 앞으로도 증가하여 생산성 저하와 치료비 증가로 인해 사회에 엄청난 부담을 안겨 주게 될 것이다. 미국에서만도 우울증으로 인한 손실액이 이미 연간 530억 달러에 달한다.
지면이 더 낫다
“인쇄된 지면만큼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컴퓨터 모니터는 없다”고, 독일의 드파-바시스디엔스트 통신사에서는 보도한다. 모니터 대신 지면을 통해 읽으면 실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읽는 속도도 빨라진다. 여러 실험 결과, 모니터 상으로 글을 읽으면 지면에 인쇄된 글을 읽을 때보다 시간이 평균 10퍼센트나 더 많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명암이 더 뚜렷하고 해상도가 더 뛰어나며 깜박거림을 줄인 최상품 모니터를 사용하자 결과가 나아지기는 하였지만, 여전히 지면을 통해 읽을 때만큼 결과가 좋지는 못하였다. “모니터를 보고 일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작업 시간 내내 눈부시고 깜박거리며 주위의 다른 형체도 반사되는 발광체를 직접 쳐다보는 것이므로, 글자들의 윤곽이 지면만큼 분명하지 않고 명암도 덜 뚜렷이 보이게 된다”고, 독일 아헨의 심리학자인 마르티나 치에플레는 말하였다. 동 통신사의 보도에서는 이러한 결론을 내린다. “따라서 컴퓨터를 살 때 모니터의 질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시대의 표징
“수주일 내에 [뉴펀들랜드의] 경찰이 사상 처음으로 권총을 휴대하기 시작하면, 캐나다 문화의 고풍스러운 특징이 또 한 가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토론토 스타」지는 보도한다. 1729년에 창설된 뉴펀들랜드 왕립 경찰은 “북아메리카에서 총을 휴대하지 않고 순찰을 한 마지막 경찰대”였다. 이제 새로운 법령으로 인해 이전 정책이 폐지되었다. 그 정책에 따르면, 경찰관이 무기를 소지하기 위해서는 감독관에게 요청하여 허가를 받아야 하였다. 허가를 받으면 경찰관은 순찰차의 트렁크에 있는 잠긴 상자에 무기를 보관하였다. 그러다가 무기가 필요한 긴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주차를 하고 트렁크를 열어서 상자를 연 다음 무기에 실탄을 장전해야 하였다. “고풍스럽고 특이하기는 하지만, 1998년에 활동하는 숙련된 전문 경찰대가 무기를 신속히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은 사실 현실적이 아니다”라고, 브라이언 토빈 총리는 말하였다. ‘바위덩어리’라는 애칭을 지닌 뉴펀들랜드는 여전히 캐나다에서 가장 낮은 범죄율을 자랑하고 있으며, 아직까지는 근무 중에 총상을 입은 경찰관이 단 한 명도 없다.
보복 전문 회사
도쿄의 한 회사는 “철저한 비밀 보장”과 일본 어느 곳에서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고 약속하면서 이런 광고를 한다. “당신을 위해 원한을 풀어 드립니다.” 기본 방침은 “고객을 먼저 고통스럽게 한 사람에게 동일한 종류의 고통을 주는 것”이라고, 그 회사의 경영자는 말한다. 「아사히 이브닝 뉴스」에 보도된 바와 같이, 그 회사는 반드시 “직업과 가정을 잃게” 하고, 인간 관계를 파탄에 이르게 하며, “동료가 반드시 해고되게 하거나 성희롱을 한 상사가 반드시 창피를 당하게” 하는 것과 같은 “합법적인 보복 조처들을 취할” 것이다. 그 회사에 전화하는 하루 50명가량의 사람들 중에서 20명은 청부 살인에 관해 문의한다. 그러나 그 회사의 일반적인 규칙은 무력을 사용하지 않고 법을 어기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거의 그 정도까지 가는 경우도 있다.” 그 회사에는 수십 명의 직원이 고용되어 있는데, 대부분 다른 직장에서 전 시간 일하는 사람들이다. 그들 중에는 자신이 직접 고통을 겪어 보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복수를 하도록 도와 주기를 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 회사의 소유주는 이렇게 주의를 준다. “당신이 과거에 한 어떤 일 때문에 다른 사람이 당신에 대해 원한을 품고 있는지는 결코 알 수 없는 일이다. 조심해야 한다.”
육지게와 생태계
숲 바닥에 쌓인 나뭇잎과 잡동사니는 개미와 흰개미와 벌레들이 분해하지만, 주기적으로 홍수가 나는 열대 우림의 경우는 어떠한가? 육지게가 그 일을 한다. 미국 미시간 대학교의 한 생태학자는 코스타리카의 태평양 연안에 위치한 삼림 지대에서, 땅바닥에 나뭇잎이 하나도 없고 대신 커다란 구멍들만 많이 있는 광활한 지역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랐다. 밤이 되자, 그는 1헥타르당 6만 마리나 되는 것으로 추산되는 육지게들이 나타나 낙엽과 열매와 씨앗을 찾은 다음 자기들이 사는 깊이가 1미터나 되는 굴의 바닥으로 나르는 모습을 관찰하였다. 공기를 호흡하기 위한 변형 아가미가 있고 번식할 때만 주기적으로 바다를 찾아가는 20센티미터 길이의 이 게는, 뿌리가 깊은 나무들이 영양분을 공급받는 데 도움이 된다. 숲의 생태계 전체가 이 생물이 하는 일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다고, 런던의 「타임스」지는 보도한다.
머나먼 우주에서
“보이저 1호는 인간이 만든 것 가운데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물체로, 세계 기록을 모은 책들에 실리게 되었다”고, 「천문학」(Astronomy)지에서는 말한다. “이전에는 파이어니어 10호가 그 기록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파이어니어 10호는 더 느린 속도로 보이저 1호와는 거의 반대 방향을 향해 가고 있다.” 보이저 1호는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가? 1998년 2월 17일 현재, 104억 킬로미터나 떨어져 있다. 이 우주선은 1977년 9월 5일에 발사되어 1979년 3월 5일에 목성을 통과하였고 1980년 11월 12일에 토성을 지나갔다. 보이저 1호는 태양풍과 자기장에 관한 자료를 계속 보내 오고 있다. “결국, 보이저 1호의 계기들은 우주선 가운데서 최초로 태양권(圈)—태양의 자기(磁氣) 영향권의 끝과 성간(星間) 공간의 시작점 사이의 경계선—을 탐지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미국 항공 우주국에서는 말한다.
출생 신고가 되어 있지 않은 어린이들
“아마도 전체 아기들의 3분의 1은 출생 신고가 되어 있지 않아, 교육의 기회도 주어지지 않고 건강상의 돌봄도 받지 못할 수 있는 공식적인 소외 상태에 있는 것 같다”고, 「뉴욕 타임스」지는 보도한다. 출생 신고가 가장 저조한 나라들로는 아프리카의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과, 미얀마, 베트남, 인도, 캄보디아와 같은 아시아의 일부 국가들이 있다. “출생 증명서가 없다는 것은 태어나지 않은 것이나 거의 다름이 없다.” 세계 전역에서 실시된 그 조사를 감독한 기관인 국제 연합 아동 기금의 상무 이사 캐럴 벨러미의 말이다. 많은 나라에서는 어린이가 의료 기관에서 치료를 받거나 학교에 입학하려면 출생 신고가 되어 있어야 하며, 출생 증명서가 없는 어린이들은 노동자가 되도록 강요당하거나 매춘부로 착취당할 가능성이 더 높다. 동 기사에서는 이렇게 덧붙인다. “본지가 알아낸 바로는, 라틴 아메리카와 중앙 아시아와 북아프리카 지역 대부분의 높은 출생 신고율을 고려해 볼 때, 가난만이 출생 신고율을 결정짓는 요소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