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차원의 사진술
「깨어라!」 영국 통신원 기
1977년 3월 ‘런던’ 왕립 미술원을 방문한 사람들은 사진술의 새롭고 매혹적인 개념, 즉 ‘홀로그래피’(holography; 입체 사진술)라는 20세기 사진술의 기적이 전시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 그 전람회에는 엷은 공기 중에 떠있는 전화기의 입체 영상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이것은 어찌나 실물 같은지 그것으로 전화를 걸려고 한다 해도 수긍이 갈 정도였다.
대중에게 ‘레이저’ 광학과 그 기교를 인상깊게 보여주기 위해 마련된 이 전람회는 적절하게도 “빛의 환상”(Light Fantastic)이라고 명명되었다. 방문객들이 그 점을 깨닫게 됨에 따라, 평면 인화지의 사진 대신 ‘홀로그래피’ 즉 입체 사진술로 완전한 입체 형태로 된 영상이 공간에 투영된다. 영상을 실제로 여러 각도에서 바라보면 영상의 여러 가지 부분들을 볼 수 있다.
‘레이저’ 광선이 최근에 오락용으로 사용되는 것과 관련해서 ‘홀로그래피’ 또는 “홀로그램”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레이저’ 광선 조명 ‘쇼우’에서는 소용돌이치고, 직진하고, 뒤틀리는 천연색의 ‘레이저’ 광선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때로는 ‘홀로그래피’의 입체 영상이 특별 효과를 위해 이용되기도 한다.
원리
“홀로그래피”(holography)라는 단어가 그 과정을 묘사하는 데 사용되고 있는 이유는 접두사 “홀로”(holo)가 “전체의” 또는 “완전한”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홀로그래피’는 일반 ‘카메라’로 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완전한 방법으로 사진을 찍는다.
‘홀로그래피’ 배후의 기본 원리는 소리의 녹음 및 재생과 비교해 보면 이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고전 음악 한편을 연주하고 있는 교향악단을 생각해 보라. 여러 악기에서 나오는 음색과 음조는 교향악단에서 흘러나오는 다양한 음의 복합이 된다. 물론 이 복합은 녹음될 수 있어 음반은 부호의 형태(사실상 홈의 변화로써)로 소리를 “저장”한다. 음반을 틀면 교향악단이 연주한 원음을 재현시키는 음의 복합이 흘러나오게 된다. 동일한 음파가 재생된 것이다.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홀로그래피’는 광파를 기록했다가 나중에 그대로 재생해 내는 것이다.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는지 살펴 보도록 하자.
무엇보다도 우선, 다른 사람, 장면 또는 물체를 보는 데 무엇이 관련되어 있는가? 어둠 속에서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으므로 태양이나 다른 광원에서 나오는 빛이 필수적이다. 사실상 우리가 보고 있는 물체의 미세한 부분 부분들은 모두 빛을 반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반사하는 양과 색깔은 가지 가지다. 이리하여 마치 교향악단에서 나오는 음처럼 물체로부터 다양한 빛의 복합이 나오게 된다. 이 복합이 우리의 눈에 도달, 뇌에 의하여 해석될 때 이 물체가 보이는 것이다.
당신의 맞은 편에 앉아 있는 친구로부터 나오는 광파의 복합이 차단되어, 전축 음반이 소리를 “저장”하는 것과 비슷하게 기록, 즉 “저장”되었다고 하자. 친구가 일어나서 나간다. “광선 기록”을 “재생”하면 동일한 빛의 복합이 재생될 수 있으며 그리하여 눈과 뇌에는 그 사람이 다시 나타난 것처럼 보이게 될 것이다. 더우기, 재생된 빛은 (음의 재생의 경우와 같이) 원래의 빛의 재현이므로 눈에 보이는 영상은 그 사람과 똑같은 완전한 입체 형태가 된다.
이것이 사진술과 ‘홀로그래피’ 사이의 주된 차이점이다. 사진술은 화가의 그림처럼 어떤 장면 또는 사람의 평면적인 영상을 만들어 내는 일이 관련되어 있지만, ‘홀로그래피’는 원래 광파의 복합 형태 자체를 재구성하는 것이다.
‘홀로그램’을 만드는 일
광파가 “저장”되는 기록장치는 ‘홀로그램’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것은 본질적으로 일반 ‘카메라’의 ‘필름’과 유사하나 질이 더 우수하며 보통은 유리로 만든 사진 건판의 형태로 되어 있다.
그림 1은 기록 방법을 보여주고 있다. ‘레이저’로부터 나오는 확장된 광선을 먼저 특수 거울에 의해 두 부분으로 나누인다. 한 부분(기준 광선이라고 불리운다)은 직접 사진 건판을 향해 가고 다른 부분은 입체 사진이 찍히도록 물체를 조명한다. 그 물체로부터 반사된 다양한 빛의 복합은 역시 사진 건판을 향해 간다. 이처럼 빛은 두 방향에서 건판에 도달하여 건판에다가 매우 세밀하게 빛의 복합을 기록한다.
그림 2는 재생 과정이 입체 영상을 만드는 방법을 보여준다. 건판은 먼저 일반 사진에서처럼 현상이 되며 물체는 치워 놓는다. 이제 단 한 줄기의 광선이 직접 건판에 비춰진다. 이 빛은 건판을 통과한다. 그러나 통과 과정에서 그것은 건판에 새겨진 모형에 의해 변하게 된다. 그 결과 나타나는 빛은 물체에서 반사된 원래의 빛을 똑같이 재현하며, 그리하여 그 물체가 다시 나타난 것처럼 보이게 된다. 보는 사람에게 있어서 사진 건판은 물체가 완전 입체로 보이게 하는 창문과도 같다. 그 “창문”을 통해 보는 방향을 바꾸면 물체도 다른 각도로 보이게 된다. 그 영상은 아주 생생하게 실물 그대로를 나타내기 때문에 보는 사람은 팔을 뻗어 그것을 만지려고 할지 모르지만, 물론, 거기에는 아무 것도 없는 것이다!
재미있는 특질
‘홀로그램’ 및 이것이 만들어내는 영상은 진기하고 매혹적인 특질을 많이 가지고 있다. ‘홀로그램’ 판은 ‘홀로그래피’에 있어서 일반 ‘필름’의 음화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것은 몇 가지 점에 있어서 판이하게 다르다. 예를 들어 흑백 음화를 몇장 가지고 있다면 이것들을 빛을 향해서 들어 보라. 그러면 거리에는 그림(사실상 반대 형태로, 즉 어두운 부분은 밝게, 밝은 부분은 어둡게 된)이 실려있는 것이 눈에 띌 것이다. ‘홀로그램’ 판을 빛을 향해 들어 보라. 그림과 닮은 것이라고는 전혀 볼 수 없을 것이다. 현미경으로나 보아야 겨우 관련 정보를 볼 수 있으나, 이 때에도 대단히 불규칙하고 난해한 선들과 얼룩들 및 나선형의 복합처럼 보일 뿐이다.
일반 음화의 일부가 손상을 입거나 떨어져 나가면, 분명히 그 음화에서 만들어지는 인화지 사진의 그 부분은 못쓰게 되거나 빠져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유리 ‘홀로그램’ 판을 깨뜨려 보면 당신은 놀랄 것이다. 그 조각들 중 어느 것으로도 전체 영상을 재현시킬 수 있는 것이다! 조각의 크기에 따라 질이 어느 정도 떨어지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영상은 항상 완전할 것이다!
‘홀로그램’이 만들어 내는 입체 영상이 주는 입체감은 몇 가지 면으로 뚜렷하다. “창문”(유리 ‘홀로그램’ 판)을 통해 보는 위치를 바꾸면 사진의 투시도도 원래의 장면을 보고 있기나 한 것처럼 바뀐다. 사진의 앞 쪽에 있는 어떤 물건이 그 뒤의 어떤 물체를 가로막고 있다면 머리를 옆으로 움직여서 그 물건 넘어의 숨겨진 물체를 바라볼 수 있다. 또한 그 장면의 가깝고 먼 지점을 볼 때 눈의 초점이 바뀌고, 근시라면 안경이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가령 ‘다이아’ 반지를 ‘홀로그램’으로 찍는다면 한 가지 재미있는 효과를 낸다. ‘다이아몬드’의 입체 영상은 그 결정 면들에서 반짝 반짝 빛을 반사하는데 빛은 보는 사람이 머리를 이동함에 따라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게 된다. 진짜 ‘다이아몬드’와 똑같이 말이다!
요컨대, 재현된 영상은 실물의 시각적 특질을 모두 가지고 있는 것이다.
얼마의 발전
‘홀로그래피’의 기본 원리가 알려진지는 30여 년이나 되지만(‘홀로그래피’는 1948년 ‘데니스 게이버’가 발명했다) ‘홀로그래피’의 진가가 발휘된 것은 1960년 ‘레이저’의 발명이 있고부터였다. ‘레이저’란 순수하고 규칙적인, 즉 “간접성” 빛을 내는 광원으로서 입체 물체를 ‘홀로그램’으로 기록하는 데는 일반적으로 그러한 빛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홀로그래피’의 실용화를 고려할 때 ‘레이저’를 이용하는 것은 불편한 점들이 있다. 이것은 값이 비쌀 뿐 아니라 어떤 경우에는 위험하기까지 하다. 어떤 방법으로인가 ‘레이저’의 사용을 극소화할 수 있을 것인가?
이 점에 있어서 커다란 진전은 소련의 연구가 ‘유. N. 데니슈크’에 의해 이루어졌다. 그는 ‘홀로그래피’를 1891년 ‘프랑스’의 물리학자 ‘가브리엘 리프만’이 발명한 일종의 ‘칼라’ 사진술과 조합한다는 주목할 만한 착상을 했다. ‘데니슈크’의 ‘아이디어’를 따르면 ‘홀로그램’(그림 1)을 기록하는 데는 ‘레이저’가 필요하지만 재현 또는 재생 과정(그림 2)에서는 ‘레이저’ 대신 보통 전구를 사용할 수 있다. 더우기, 삼원색(빨강, 초록, 파랑)과 일치하는 세 가지 ‘레이저’를 사용하여 기록하면 ‘홀로그램’은 천연색 영상을 산출해 낸다.
“복합 기법”이라고 알려진 다소 특별한 방법을 쓰면 ‘레이저’를 전혀 사용하지 않을 수 있다. 이것은 많은 수의 일반 사진을 이용하여 ‘홀로그램’을 만드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서서히 돌아가는 단 위에 사람을 앉히고 일반 영화 촬영기로 수백장의 사진을 찍어 모든 방향에서 그의 모습을 기록한다. 그 다음에 이 사진들을 하나의 ‘홀로그램’으로 종합하면 입체 영상이 재현될 수 있다. 이 기법으로 말미암아 ‘홀로그램’에 어느 정도의 동작도 기록할 수 있게 되었다. 즉 손을 움직이거나 미소를 짓는 모습을 보여 줄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은 다소 초기의 활동 사진과 비슷하나, 이번에는 진짜 입체로 된 활동 사진인 것이다!
실용적인 응용
‘홀로그램’을 제작하고 보는 것은 매혹적이지만 ‘홀로그래피’를 어떻게 실용적으로 응용할 수 있는가?
어떤 사람은 즉시 입체 영화와 ‘텔레비젼’를 머리에 떠올릴 것이다. ‘홀로그래피’는 그러한 것들이 최고의 실감을 내게 해 줄 것이다. 이론상으로는 이러한 설비를 만들어 내는 것이 가능할지 모르지만 현재로서는 아직 요원하다. 문제는 ‘홀로그램’ 판의 방대한 정보 용량에 있다. 200평방 ‘밑리미터’의 ‘홀로그램’ 판에는 ‘텔레비젼’의 정지 사진 한장의 300,000배 이상의 정보 용량이 잠재해 있다. 현재의 ‘텔레비젼’ 체제는 이러한 방대한 양의 정보를 처리할 능력에 전혀 미치지 못하고 있다.
현재 ‘홀로그래피’는 전시 및 광고 매체로서 응용되고 있다. ‘런던’ 지하철의 많은 광고 게시판을 제작한 한 회사는 광고용으로 ‘홀로그램’을 이용하는 데 관심을 표명했다. 그리고 미래의 ‘세일즈맨’들은 크거나 무거운 제품의 견본으로 ‘홀로그램’을 가지고 다닐지 모른다.
박물관에서는 보물들을 ‘홀로그램’ 복사상(複寫像)들로 대치시킬 수 있다. 이 기법을 개발해 온 나라는 ‘소련’인데 ‘레닌그라드’의 ‘헤르미타지’ 박물관은 현재 다른 박물관들에 빌려주기 위한 ‘홀로그램’들을 보관하는 저장소를 만들고 있다. 가까운 장래에 틀림없이 입체 초상화의 생산에도 크게 응용될 것이다.
‘홀로그래피’는 또한 산업과 연구 조사에 상당히 중요하게 응용되어 왔다. 예를 들어, 고도로 정밀한 자동차 ‘실린더’의 생산하는 일에 있어서 완전한 견본으로부터 ‘홀로그램’ 하나를 만들 수 있다. 그 다음이 입체 영상을 생산대의 실제 ‘실린더’들과 정확히 겹쳐 놓는다. 흠이나 결함이 있다면 즉시 특수한 무늬 형태로 드러나게 된다. 1‘미크론’ 이하의 형태상의 오차도 탐지해 낼 수 있는 것이다. (1‘미크론’은 백만분의 일 ‘미터’이다!)
연구 조사에서는, 눈으로 포착할 수 없을 정도로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일들을 순간 파동 ‘레이저’를 이용하여 입체 사진화 할 수 있다. 순간 파동 ‘레이저’는 ‘홀로그래픽 카메라’에 부착된 특제 ‘플래쉬 건’처럼 일순간에 끝나버리는 파동의 빛들을 방출한다. 예를 들어 ‘루비 레이저’는 0.00000003초 동안만 지속되는 섬광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러한 섬광은 백만분의 일초도 못되는 순간에 일어나는 일을 효과적으로 포착하거나, 아니면 극도로 빨리 움직이는 물체의 동작을 정지된 기록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 일이 입체 영상으로도 재생된다. 기계류 또는 악기와 같은 물체들의 진동이 연구될 수 있으며 이 방식을 이용하면 급격한 화학 반응을 분석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홀로그래피’는 일반 사진과 비교할 때 아직도 다소 비싸며 조작이 까다롭다. 또한 현재로서는 제작할 수 있는 ‘홀로그램’의 크기가 어느 정도 제한돼 있다. 그러므로 ‘홀로그래피’는 사진을 대치한다기보다는 어떤 특수한 분야들에서 이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보된 사진의 일종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것은 자연의 법—사실상 창조주의 법을 인류의 유익과 즐거움을 위해 이용한 또 하나의 예이다. 제작 과정 및 비용 절감의 면에서 한층 더 개선되고 있으므로 ‘홀로그래피’가 우리 생활에 현재보다 훨씬 더 많은 영향을 미치도록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나올 것임에 틀림 없다.
[17면 도해]
(온전한 형태의 본문을 보기 원한다면, 출판물을 참조하십시오)
그림 1
‘레이저’ 광원에서 나온 순수한 빛
광선을 가르는 거울
기준 광선
광파의 복합이 두 방향에서 건판에 전달된다
‘홀로그램’
유리 건판
입체 물체
투명한 사진 유제
[도해]
그림 2
‘레이저’ 광선
‘홀로그램’
입체 영상
눈: 입체 물체와 똑같은 입체 영상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