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 생물학 연구에 대한 한 고등학교 졸업반 여학생의 발표
「깨어라!」지
친애하는 형제들:
여러분이 그렇게도 교육적이고 흥미 있는 기사들을 발행해 주신 데 대해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그 중에서도 저는 특히 1980년 5월 22일호(한국어판 9월호) 「깨어라!」지에 실린 “낙태! 치명적 공격”, “낙태: 전문가들은 무엇이라고 말하는가?” 및 “한 태아의 일기”라는 기사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어요. 바로 이 기사와 관련해서 제가 한 경험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고등 생물학에 대한 한 가지 연구 과제로서 바로 그 내용을 급우들에게 이야기해 주었읍니다.
학급 전체와 선생님은, 정말로 그 내용에 귀를 기울이면서 내가 이야기하는 동안 아주 조용한 가운데 경청하였읍니다. 저는 “일기”를 포함해서 그 내용들을 급우들에게 소개하기 전에 먼저 여러 번 읽어 보았읍니다. 그런데 그것을 교실에서 읽을 때는 그만 감정이 복받쳐서 “일기”를 반쯤 읽다 말고 울음을 터뜨리고 교실 밖으로 나갈 수밖에 없었어요. 그것을 소리내어 읽어야 하는 데서 오는 충격이 실제로 저를 격하게 하였어요.
선생님께서는 저에게 아주 중요한 내용을 발표했다고 말씀하시면서, 선생님도 내가 읽는 동안 목이 메었다고 말씀하셨어요. 선생님은 그 “일기”를 복사해서 우리 학급에 나누어 주셨어요. 그리고 급우들 모두가 제가 훌륭한 발표를 했다고 칭찬했고 우리 반 24명 거의 모두가 그 “일기”를 한장 복사해 갖기를 원했어요.
그리고 그 날 내내, 우리 고등 생물학 강의를 듣지 않은 여러 학생들이 저의 발표에 대해 들었다고 말하면서 그것은 참으로 홀륭하면서도 가슴 아픈 일이라고 저에게 말하였어요. 단 두 시간만에 그렇게 많은 학생들이 그것에 관해서 이야기를 들었다는 것에 대해 놀랐어요. 그래서 선생님은 자신이 맡고 계신 다른 네개의 생물학 학급에 나누어 주기 위해 그 “일기”를 충분히 복사하셨어요. 그렇게 해서 각각 학생이 20명 내지 30명 정도되는 5개 학급이 그것을 복사한 것을 받게 되었어요.
그 주일 내내 많은 학생들이 그 “일기” 때문에 겪게 된 경험들을 알려 주었어요. 한 남학생은 내게 말하기를 간호원인 자기 어머니가 이모에게 보여 주었더니 그 이모는 읽으면서 울었다고 했어요. 또 한 여학생은 그것을 어머니와 할머니와 같이 보았는데 그분들도 역시 충격을 받았다고 전해 주었어요. 그리고 다른 여학생 하나는 제가 “마을 전체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고 말했어요. 여러 직종에서 일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복사한 것을 어떤 식으로든 손에 넣게 되었죠. 그리고 한 여자는 일하면서 그것을 읽고는 울음을 터뜨렸어요. 낙태는 괜찮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는 한 여자는 그것을 읽고는 “정말 불쌍하구나”라고 말했어요. 그 여자에게 그 복사한 것을 전해 주었던 여학생은, 저에게 그 여자와 같이 볼 수 있도록 발표문 전체를 구했으면 좋겠다고 하였어요.
일 주일이 지나도록 학생들은 여전히 저의 발표에 관해서 저를 칭찬하였어요. 그러나, 그처럼 흥미로운 내용을 마음에 와닿게 준비하신 것에 대한 영예는 바로 여러분 형제들이 받아 마땅하지요, 그 “일기”의 저자가 누구인지는 밝혀지지 않았고 그것을 읽은 (그리고 바라건대 그것을 읽을) 많은 사람들이 제가 어디에서 그 내용을 구하였는지는 모르고 있지만, 최소한 저는 장래에 경작하도록 씨를 뿌린 것이지요.
저는 만 17세의 고등학교 졸업반 학생입니다. 저는 ‘여호와의 증인’과 다섯살 때부터 연합해 오고 있어요. 그리고 3월이면 침례받은 지 1년이 됩니다. 저는 항상 출판물을 재미있게 보고 있어요. 특히 「깨어라!」(한국어판 「깰 때이다」)는 더욱 그렇습니다. 앞으로 실릴 기사들도 이전 것처럼 흥미롭고 마음을 끄는 것이 되기를 바라겠어요.
다시 한번 여러분에게 감사를 드리며, 여호와께서 여러분과 항상 함께 계셔서 풍성히 축복해 주시기를 기원합니다.
그리스도인 사랑을 보내며,
S. B. [서명]
1984. 1. 30 ‘노오드 캐롤라이나’ 주, ‘블라덴보로’
[17면 네모]
한 태아의 일기
10월 5일
오늘 내 생명이 시작되었다. 나의 엄마와 아빠는 아직 이 사실을 모르신다. 그러나 나는 이미 존재하고 있어. 그리고 난 여자가 될거야. 난 금발의 머리카락과 푸른 눈동자를 가질거야. 하지만 거의 모든 것이 다 정해져 있어. 내가 꽃을 사랑하게 될 것까지 말이야.
10월 19일
어떤 사람들은 내가 아직 실제 사람이 아니고, 엄마만 존재하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난 실제 사람인걸. 조그만 빵 조각이 실제 빵인 것처럼 말이야. 나의 엄마도 존재하시고 나도 존재하고 있단 말이야.
10월 23일
이제 나의 입이 열리기 시작하는구나. 좀 생각해 봐. 1년 정도 지나면 나는 이 입으로 웃기도 하고, 또 나중에 말도 하게 될거야. 나는 이 입으로 맨 먼저 엄마하고 말할 것도 알고 있지.
10월 25일
오늘 내 심장이 스스로 뛰기 시작했어. 내 심장은 오늘부터 쉬지 않고 부드럽게 내 한 평생 뛸거야. 그리고 여러 해가 지나면 지치게 되고 멈추게 될거야. 그러면 난 죽게 되겠지.
11월 2일
난 매일 조금씩 자라고 있어. 나의 팔과 다리도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지. 하지만 내가 두 다리로 일어서서 엄마의 두 팔에 안기고 이 예쁜 두 팔로 꽃을 꺾어 아빠한테 안기려면 아직 오래 기다려야 해.
11월 12일
나의 손에는 조그만 손가락이 여러 개가 생기기 시작했어. 이렇게 작은 것이 참 이상하지! 난 이 손가락으로 엄마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을 수 있을 거야.
11월 20일
오늘이 되어서야 의사 선생님이 엄마에게 내가 여기 엄마의 심장 밑에 살고 있다고 말해 주었어. 오, 엄마는 정말로 행복할거야! 엄마, 행복하지, 응?
11월 25일
아마 엄마와 아빠는 나에게 어떤 이름을 지어줄까 하고 생각할거야. 하지만, 아빠와 엄마는 내가 귀여운 딸이라는 것도 모르고 있어. 나를 ‘캐시’라고 불러 주었으면 좋겠어. 난 이제 많이 자랐어.
12월 10일
나의 머리카락이 자라고 있어. 머리결은 매끈하고 밝고 윤이 난다. 엄마는 어떠한 머리카락을 가졌을까?
12월 13일
난 이제 막 볼 수 있게 되었어. 사방이 깜깜하다. 엄마가 나를 세상으로 내어 보내주면, 세상은 밝은 햇빛으로 가득차 있고, 또 꽃들로 가득차 있을거야. 하지만 난 무엇보다 엄마를 보고 싶어. 엄마, 엄마는 어떻게 생겼지, 응?
12월 24일
엄마가 나의 마음의 속삭임을 들으실까? 어떤 아이들은 세상에 나올 때 좀 아파서 나오기도 한다지. 하지만 난 심장이 튼튼하고 건강해. 나의 심장은 ‘툭—툭’, ‘툭—툭’하면서 고르게 뛰고 있어, 엄마, 엄마는 건강하고 귀여운 딸을 하나 갖게 될 거야!
12월 28일
오늘 엄마는 나를 죽였어.
—작자 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