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의 멕시코 방문—교회에 도움이 될 것인가?
「깰 때이다」 멕시코 통신원 기
“‘복음 전파 순례자’가 멕시코에 당도하다”라는 표제가 1990년 5월 7일자 바티칸 영자 주간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에 실렸다. 이번으로 요한 바오로 2세는 멕시코를 11년 만에 두 번째로 방문한 것이다. 교황은 무슨 메시지를 가지고 왔는가? 멕시코 국민과 멕시코 가톨릭 교회가 기대한 것은 무엇이었는가? 그 방문은 멕시코 국민에게 어떠한 유익을 가져다 주었는가?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가난하고 압제받는 수백만의 사람은 교황이 지배 계급의 양심에 영향을 미쳐서 노동자 계급의 생활 조건이 향상되기를 희망했다. 멕시코 일간지 「엘 우니베르살」에 실린 한 기사의 제목은 “그리스도교와 멕시코의 빈민”이었다. 그 기사는 멕시코의 방대하고 다양한 가톨릭교인들로 구성된 한 그룹이 요한 바오로 2세에게 보낸 공개 서한에 관해 논하였다. 그 서한의 일부에서는 “학대당하는 그리고 조직화와 참여의 과정에 있는 이 사람들은 한마디 격려의 말을 기다린다”고 말하였다. 그리고 교황에게 이렇게 탄원했다. “우리는 귀하가 다시 ‘목소리 없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되기를 요청한다. ··· 희망과 생명의 메시지를 선포하고 공의를 촉구하기를, 특히 빈민과 압제받는 사람들을 위하여 그렇게 하기를 요청한다.”
교황은 이러한 요청에 어떻게 응답하였는가? 멕시코 시 외곽의 찰코 읍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에서, 대부분 극빈자들인 200만 이상의 사람이 교황의 말을 듣기 위해 운집한 가운데 요한 바오로 2세는 이렇게 호소했다. “그러므로 본인은 멕시코의 그리스도인들과 모든 선의자들에게 자신들의 사회적 양심을 일깨워 단결할 것을 권합니다. 바로 우리 곁에 있는 수많은 형제 자매들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필수품조차 없는데, 우리만 평화스럽게 살고 잠잘 수는 없는 것입니다.”
모든 가톨릭 대중 매체가 이러한 말에 감명을 받은 것은 아니었다. 미국의 「내셔널 가톨릭 리포터」지는 “시속 50킬로미터로 멕시코의 빈민을 지나간 교황”이라는 표제를 실었다. 그 기사는 “많은 빈민은 ··· 단지 교황의 자동차를 잠깐 보기 위하여 여러 시간 동안 비를 맞았는데, 교황이 탄 자동차는 시속 50킬로미터로 지나갔다”고 주장했다. 멕시코 일간지 「라 호르나다」는 이렇게 기술했다. “바실리카 성당 안은 어떠하였는가? 멋지게 차려 입은 신사와 귀부인들이 있었다. 밖에는 어떠하였는가? 수천 명의 빈민이 비를 맞으며 무릎을 꿇고 있었다.” 교황이 정치가 및 기업가와는 대화를 나누면서, 노동자 및 농민들과는 직접 대화하지 않았다고 불평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주요 쟁점—교회 권력의 회복
하지만, 멕시코 가톨릭 교회의 주된 관심사는 거의 150년 전, 교육받은 사포텍 인디언으로 후에 멕시코의 대통령이 된 베니토 후아레스가 자유 개혁 운동을 주도했을 때, 가톨릭 교회가 잃어버린 권력과 명성의 일부를 회복하려는 것이다. 교회는 또한 그때 이래로 특정한 법으로 인해 속을 끓이고 있는데, 그 법은 1917년에 채택된 헌법에서 강화된 것으로 교직자들이 가톨릭 교회의 운영에 제약이 된다고 여기는 “개혁법”이다.
교직자들은 제3조를 좋아하지 않는데, 그 조항은 가톨릭교를 포함한 모든 종교를 국가 교육 제도와 분리시키고 있다. 제5조는 수도회의 설립을 금지한다. 제27조는 어떠한 종교도 재산이나 부동산을 소유하는 것을 허용치 않으며, 따라서 모든 교회는 국유 재산이다. 제 130조는 어떤 종교 집단도 법률로 인정되지 않으며, 교역자들은 법률상 특별한 신분을 갖지 못한다고 언명한다. 국가의 기본법을 공개적으로나 사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이러한 제한 규정 때문에, 가톨릭 교회는 헌법이 수정되어 교회에 보다 많은 권력과 넓은 행동 반경이 주어지기를 원한다. 교황의 방문은 이러한 열망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었다. 옆에서 지켜보는 여타 종교들은 가톨릭교가 정부에 던지는 이러한 추파를 의심스러운 눈길로 바라보면서, 만일 가톨릭 교회에 더 많은 자유가 주어진다면 그 나라의 모든 종교에도 더 많은 자유가 주어질 것인지를 자문한다. 그런데, 1990년 3월에 페르난도 구티에레스 바리오스라는 한 정부 관리는 매우 분명하게, 정교 분리는 계속될 것이며 또한 모든 신앙과 사고 방식이 존중될 것이라고 언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가톨릭교인은 교황이 공항에서 멕시코 대통령 카를로스 살리나스 데 고르타리의 영접을 받은 것과 대통령궁으로 초대받은 사실을 길조로 여기고 있다. 그들은 대규모 공개 종교 집회들이 허가된 것뿐만 아니라 교황의 방문 자체가 당국이 변화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바티칸의 「로세르바토레 로마노」지는 멕시코 대통령이 공항에 영접 나온 것은 “멕시코에서 정교 관계가 개선되고 있음을 웅변적으로 [나타내 준다]”고 논평했다.
교직자들과 가톨릭 전도자들은 교황의 방문에 대한 이런 공개적인 지지를 이용하려고 노력한다. 사회 교류 주교 위원회 위원장 알라미야 아르테아가 씨는 이렇게 말했다. “이번 일 즉 교황의 방문은 국민 투표와도 같은 것이다. 그리고 국민 투표에는 하나의 소망을 지지하는 대중의 의사가 거대하게 자발적으로 결집되는데 ··· , 그것은 온 국민의 소망이다. 우리는 이미 가톨릭 공동체가 국가의 다수 그룹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복음 전파와 이단에 대한 두려움
멕시코에 체류하는 동안, 교황은 복음 전도를 주제로 강조하였다. 사실, 교황의 방문 목적 중 한 가지는 멕시코 교회에 새로운 자극을 주는 것, 즉 교황 사절 지롤라모 프리조네가 표현한 바와 같이 “영적으로 흔들어 일으키는 것”이었다. 도착한 날인 5월 6일에, 요한 바오로 2세는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주님은 ··· 본인의 교황 직무가 복음 전파 순례자 교황으로서 세계의 여러 길을 걸어다니며 구원의 메시지를 지상 전역에 이르게 하는 것이 되기를 원하십니다. ··· 본인은 이 ‘희망의 대륙’에 있는 모든 교회에게 새로운 복음 전파 활동에 착수할 것을 호소하였습니다.”
교황은 또한 주교들에게 이렇게 경고했다. “신자들 중에 혼란의 씨를 뿌리고 있는 ‘신흥 종교 집단들’ 문제에 주의를 기울이기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 그들의 방법, 경제적 자원 및 집요한 개종 권유 활동은 특히 시골에서 도시로 이주하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것은 많은 경우 그들의 성공은 복음 전파의 사명을 받아들일 태세가 안 된 교회의 아들딸들의 미온적이고 무관심한 태도 및 일관성 있는 그리스도인 생활을 별로 보여 주지 못한 점에 기인한다는 것이다.”
교황은 교회를 떠나간 사람들이 되돌아오게 하기 위해 어떻게 하였는가? 성서를 연구하도록 격려하였는가? 비야에르모사에서 행한 연설에서 교황은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의 어머니인 교회의 품으로 돌아오십시오! 과달루페의 동정녀는 ‘자애로운 눈길’로, 여러분을 자신의 아들에게 바치기를 갈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교황은 잃어버린 가톨릭교인을 되찾기 위해 하나님의 말씀에 호소하기보다는 오히려 헛수고일 뿐인 감상적인 종교 감정에 호소했다.
그리하여, 여행 도중 거의 모든 곳에서 그러했던 것처럼, 요한 바오로 2세는 삼위일체에 근거한 자신의 집착—“하느님의 어머니,” 마리아 경배—으로 되돌아갔다. 교황은 첫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교황은 강력한 힘을 가진 과달루페의 동정녀상 앞에 엎드려 교황의 직무에 어머니 같은 동정녀의 도움과 보호가 있기를 ··· 그리고 라틴아메리카 복음 전파의 앞날에 동정녀의 손길이 함께 하기를 기원하기 위해 온 것입니다.”
하지만, 교황이 공언한 바로 이 메시지가 참으로 복음 전파에 초점을 맞춘 것이었는지에 관해 의문을 품는 사람들도 있다. 교황의 방문과 발언에 매료된 사람들이 있었는가 하면, 교회의 최고 권위자가 경제, 정치, 인권에 대하여는 말을 많이 하면서 하나님의 말씀에 대하여는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아마 이런 이유 때문에 일간지 「엘 우니베르살」은 1990년 5월 8일 호에서, “생각 깊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멕시코의 가톨릭교가 교황의 두 번째 방문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만큼의 풍성한 유익을 얻을 것인지,” 아니면 첫 방문 때처럼, 가톨릭교인의 생활 행로에 눈에 띌 만한 영향을 전혀 미치지 못할 것인지 하는 것이라고 기술했을 것이다.
사람들의 영적 필요가 총족될 것인가? 이미 수십만의 진실한 멕시코인이 여호와의 증인의 복음 전파 활동을 통해 영적인 만족을 발견하고 있다. 교황의 말을 빌리자면, 사람들의 “하나님을 찾는 목마름”은 성서로부터 참 하나님 여호와와 그분의 아들 그리스도 예수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얻음으로써 해소되고 있다. 그들은 멕시코에 있는 8000개 이상의 여호와의 증인의 회중과 연합하면서, 인간의 거짓된 희망이 아니라 하나님의 왕국이 지상 낙원에서 인류를 통치할 것이라는 하나님의 약속을 신뢰하고 있다.—마태 6:9, 10; 요한 17:3; 계시 21:1-4.
[15면 삽화]
멕시코 대통령 카를로스 살리나스 데 고르타리의 영접을 받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기념품을 파는 행상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