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조절이 필요한가?
찌는 듯이 무더운 날씨다. 힘겹게 발을 옮기면서 직장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동안 햇볕은 사정없이 내리쬔다. 그러나 현관 문을 열자 시원하고 상쾌한 공기가 당신을 감싼다. 아, 과연 에어컨이구나! 얼마나 기분이 달라지는가!
그러나 매섭게 추운 겨울날, 현관 문을 열자 따뜻하고 부드러운 공기가 당신을 감싼다고 생각해 보자. 고마운 마음에서 ‘아, 과연 에어컨이구나’라고 혼자말을 하겠는가?
아마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표현은 올바른 반응일 수 있다. 「월드 북 백과 사전」은 “공기 조절[空氣調節]이란 날씨가 더울 때는 공기를 시원하게 하며 날씨가 추울 때는 공기를 따뜻하게 한다”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공기 조절”(에어컨디셔닝)이라는 용어는 일반적으로 밀폐된 환경 즉 집, 사무실 건물, 강당, 극장, 자동차, 버스, 기차나 그 밖에 어떤 밀폐된 공간이든 간에 그 속의 공기를 냉각시키는 것에 적용된다. 하지만, 공기 조절은 공기의 온도를 변화시키는 것 이상의 일을 한다. 공기의 흐름, 정화 및 습도 즉 습기의 함유량을 조절해 준다.
불쾌감 조성
그러면 밀폐된 환경에서 과잉의 열과 습기를 내는 것은 무엇인가? 물론 열의 주된 근원은 대개 태양이다. 그러나 집, 사무실, 자동차 또는 그 밖의 밀폐된 곳에 있는 당신이나 함께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원인이 있다. 그 이유는 우리들 인간은 열과 습기를 내는 기계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활동을 하면 할수록 그만큼 더 많은 열과 습기를 만들어 낸다. 심지어 가만히 앉아 있을 때에도 우리 몸은 어느 정도 열과 습기를 낸다.
그러므로 쾌적함을 느끼기 위해서는 우리가 방출하는 열과 습기를 방출되는 것과 같은 속도로 제거해야 한다. 너무 빨리 제거하면 너무 추울 것이며, 너무 천천히 제거하면 너무 더울 것이다. 엄밀히 말해서 넓은 실내에 가만히 앉아 있는 100명의 사람이 내는 열과 습기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전문 용어로 시간당 약 3톤 즉 3만 6000Btu(British thermal units, 영국 열량 단위)의 열을 냉각시킬 필요가 있다.
1Btu는 대략 타고 있는 성냥개비 하나에서 방출되는 열에 해당된다. (비교, 252칼로리는 1Btu와 같은 양의 열에 상당한다.) 따라서, 가만히 앉아 있는 한 사람이 방출하는 열은 대략 360개의 성냥개비가 타면서 내는 열에 해당하는 것이다! 그러나 밀폐된 곳에서는 일단의 사람들이 내는 상당한 열 외에도, 사용중인 전등과 그 밖의 전기 기구들이 내는 열이 있다. 그러므로 공기 조절의 이점을 쉽게 알 수가 있다.
득과 실
공기 조절은 실내 환경을 더욱 쾌적하게 해주는 것 외에 특히 그 설비가 적절히 사용되고 유지될 경우 건강에도 좋을 수 있다. 땀띠를 없앨 수 있으며, 종종 꽃가루를 걸러내기도 하여 고초열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연로한 분들에게는 몹시 낮거나 높은 온도를 조절하는 일이 건강에 좋을 수 있으며, 탁한 공기를 신선한 공기로 바꾸고 먼지와 티끌을 제거하는 것도 건강에 좋은데, 공기 조절이 이 일을 달성하는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현대식 공기 조절은 냉각을 이용하기 때문에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섭씨 40도가 넘는 외부 온도와 공기 조절로 섭씨 26도 아래로 내려간 내부 온도 사이의 심한 온도차로 인해 병이 나는 사람이 많다. 사실상, 이런 이유로 천장에 설치하는 선풍기를 선호하여 현대식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으며 그 결과 유익을 얻어 온 것 같다.
한편, 공기 조절은 사무원의 생산성을 더 높이는 데 기여한다고 한다. 그뿐 아니라 실내 경기장이나 강당에서 개최하는 대회에 참석한 대표자들이 더욱 주의를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러한 시설이 덥고 숨막힐 듯하다면 계속 정신을 집중하는 것이 고역이라는 점에는 분명히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공기 조절은 많은 기업의 성공적인 운영에도 필수적이다. 식품업계에서 공기 조절은 특히 유용한데, 부패의 원인인 박테리아의 성장을 막아줌으로써 일년 내내 식품 보관을 가능하게 해준다. 제과업계에서는 밀가루에 곰팡이가 슬지 않도록 해준다. 그리고 치즈 제조에도 이용된다. 로크포르 치즈는 한때는 시원하고 습한 공기가 있는 프랑스의 특정 동굴들에서만 제조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동굴 속의 환경을 재현해 주는 공기 조절 덕분에 비슷한 치즈를 다른 곳에서도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현대식 공기 조절은 많은 사람의 죽음 및 질병과도 관련이 있다. 예를 들면, 1976년에 개최된 미국 재향 군인회 대회중에 182명의 회원이 뒤늦게 확인된 재향군인 병에 걸려, 그중 29명이 사망하였다. 이 병의 전염 원인에 관하여 「신 브리태니카 백과 사전」은 이렇게 지적하였다. “중앙 공조 설비 속의 오염된 물이 원인이 되어, 물방울 속에 있는 리지오넬라 뉴모필라가 주위의 대기 속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추정된다.” 부적당하게 유지되는 중앙 공조 장치는, 공기 오염의 원인이 되어 또 다른 질병들을 야기시킨다.
필요를 충족시킴
많은 사람이 참으로 공기 조절의 필요를 느낀다. 과거에는 여름에 젖은 돗자리를 창문이나 문에 걸어 놓았고, 들어오는 공기가 그 습기를 증발시킴에 따라 시원해졌다. 약 500년 전에는 최초로 선풍기가 나왔다. 그것은 공기를 순환시킴으로 열을 식혀 주었다. 오늘날에도 여름에 시원하게 지내는 데 성능 좋은 선풍기가 공기를 유통시켜 주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습도가 낮은 사막과 같은 곳에서는 많은 사람이 비용이 적게 드는 냉각 방식을 잘 사용한다. 그러한 방식에서는 외부 공기가 젖은 섬유 매트를 거쳐 들어오므로 공기는 식은 다음 건물 안으로 들어온다. 그러나 이러한 냉각 방식을 이용하려면 시원해진 공기가 들어오는 것과 같은 속도로 실내 공기를 빼내야 한다. 보통은 창문 몇 개를 조금 열어 놓는 것으로 충분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공기 조절 방식은, 공기 중의 습기 함유량이 불쾌할 정도로 높아지기 때문에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가 흔하다.
그러므로 최근에 공기를 냉각시키는 수단이 개발되면서 그러한 필요가 충족되었다. 사실상, 현대식 에어컨의 작동 원리는 음식을 시원하게 보존하는 데 사용되는 가정용 냉장고의 작동 원리와 비슷하다. 따라서, 공조 설비를 갖춘 건물—혹 당신의 집이나 사무실—은 사실상 하나의 커다란 냉장고가 되는 것이다.
실내 공기의 온도가 낮아지려면, 더운 공기가 순환되면서 식어야 한다. 이 일을 달성하기 위해, 액상(液狀)이지만 휘발성인 냉각제를 일련의 증발기 코일 속으로 순환시킨다. 송풍기가 더운 공기를 이 코일 위로 보냄에 따라, 냉각제는 증발하면서 열을 흡수함으로 공기를 식힌다. 그런 다음 이 조절된 공기는 냉방이 되고 있는 곳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공기가 냉각될 때 습기의 일부가 또한 제거된다. 즉 그 습기가 차가운 증발기 코일 위에서 응축되어 빠져 나가는 것이다.
한편, 열을 흡수했기 때문에 증발한 냉각제는 압축기 속으로 들어간다. 거기에서 압력이 가해진다. 그런 다음 응축기 코일 속을 통과하게 되는데 그곳에서 열을 방출하고서 액체 상태로 되돌아간다. 열은 건물에서 사라지고 냉각제는 다시 증발기 코일 속을 순환하여 냉각 과정을 계속한다.
냉각에 의해 공기를 조절하는 방식은 비교적 최근에 시작된 것이다. 특별히 인간의 쾌적함을 위한 공조 설비는 1922년에 활동 사진 극장에서 처음으로 사용되었다. 1931년에는 기차에 공조 설비가 최초로 설치되었고, 1939년에는 자동차에 최초로 설치되었다. 그 다음해에는 버스에 도입되었다. 가정과 아파트는 1930년대중에 에어컨을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사람들이 공기 조절의 필요를 느끼는 데는 분명히 차이가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이 쾌적하게 느끼는 온도의 범위가 있다. 상대 습도가 40퍼센트 내지 60퍼센트인 경우 섭씨 22도에서 26도까지가 전형적인 쾌적한 온도 범위다. 날씨가 난방을 필요로 할 만큼 추울 때는 대부분의 사람이 섭씨 22도 내지 24도의 온도에서 쾌적함을 느낄 것이다.
반면에, 바깥이 더울 때는 공기 조절로 실내 온도가 섭씨 24도 내지 27도로 유지될 때 대부분이 쾌적함을 느낄 것이다. 그러나 외부 기온이 매우 높고 출입을 자주 한다면 건강을 위해서 실내 온도를 평소보다 약간 높게 유지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공기 조절이 필요한가?
그러므로 환경에 따라서는 공기 조절이 더욱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다. 세계의 일부 지역에서는 공기 조절을 필요로 하거나 원하지도 않는다는 것이 사실이다. 혹은 에어컨을 구입하는 일이 경제적으로 불가능할지 모른다.
그러나 에어컨에서 얻는 유익이 그것을 갖추는 데 드는 경비를 치를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설비의 선택, 크기, 설치, 작동 및 유지가 적절하다면 그것은 최소한의 비용으로 오래도록 유용하게 쓰일 것이며 참으로 쾌적함을 더욱 누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