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진 맥진 일보 직전인가?
「깰 때이다」 일본 통신원 기
“스웨덴의 웨이트리스, 일본의 교사, 미국의 우체국 직원, 유럽의 버스 운전 기사, 도처의 생산 라인 근로자 모두에게서 직업 스트레스 증세가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마이니치 데일리 뉴스」.
노부아키는 녹초가 되었다. 그는 밤낮으로 일하면서 4개월 동안 종업원을 130명이나 채용하였다. 그는 일본에서 손꼽는 슈퍼마켓 체인의 신규 지점 판매 부장이었는데, 일에 쫓기다 보니 기대에 못 미치는 사람들을 고용하게 되었다. 종업원들은 서로 다투었고, 근무 조건에 대해 불평하였다. 게다가 남자 종업원이 여자 종업원과 도피행을 벌인 일도 생겼다. 노부아키는 매일 두통에 시달렸다. 얼마 안 있어 그는 출근을 할 수 없게 되었고, 억지로 출근하는 날이면 출근하자마자 집으로 돌아오곤 하였다. 그는 다 타 버린 성냥개비처럼 기진 맥진한 상태가 된 것이다.
전 시간 주부들도 기진 맥진한 상태가 된다. 세 아이와 함께 집에서 2년을 보내고 난 새어러는 아이들에 대해 참을성을 완전히 잃고 말았다. “뒤치다꺼리를 하고 또 하고 또 한다고 생각했지만 밑 빠진 독에 물붓기였어요.” 새어러의 고백이다. 어머니가 직장에 다니면서 동시에 자녀를 키울 경우, 기진 맥진한 상태가 될 가능성은 높아진다. 40대인 베티는 어머니 역할과 직업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상황에서 두 가지 역할을 다 완벽하게 해내려고 하였다. 그는 모든 사람—남편, 자녀, 고용주, 동료—에게 잘 보이려고 하였다. 혈압이 올라갔고 사소한 일에도 짜증을 내게 되었다. 기진 맥진한 상태가 된 것이다.
예상 밖의 사람들도 기진 맥진한 상태가 되는 경우가 있다. 신조는 유능한 그리스도인 봉사자로서 활력이 넘치고 이상으로 가득 찬 사람이었다. 그는 가르치는 그리스도인이 크게 필요한 곳으로 도우러 갔다. 그런데 몇 달도 안 되어 탈진하여 온종일 방안에서 꼼짝도 못하게 되었다. 그는 출구가 없는 터널 속에 있는 것 같았다. 무엇이든 결정하기가 힘들었다. 심지어 점심으로 무엇을 먹을까 정하기도 어려웠다. 그는 아무 일도 하고 싶지가 않았다. 완전히 기진 맥진한 상태가 된 것이다.
기진 맥진이란 무엇인가?
그렇다면 기진 맥진이란 무엇인가? 영어로 이 용어(burnout)는 1970년대 중반에 허버트 프로이던버거를 비롯한 연구가들이 쓰기 시작하면서, “감정적으로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사람들을 상대하는 일에서 오는 탈진 상태”를 묘사하는 말이 되었다. 또한 “신체적 또는 감정적 탈진 상태로서, 특히 장기적인 스트레스나 무절제한 생활의 결과로 생긴다.” (「아메리칸 헤리티지 사전」) 그러나 이 용어의 정의는 연구가마다 다소 차이가 있다.
기진 맥진에 대한 정확한 의학적 정의는 없지만, 기진 맥진한 상태에 있는 사람들에게서는 피로, 의욕 상실, 무력감, 절망감, 권태감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그러한 사람들은 극도의 피곤을 느끼고 사소한 일에도 짜증을 낸다. 어떤 자극이 와도 꼼짝하려 들지 않는다. 모든 일이 힘겨워 보이며 만나는 사람마다 붙잡고 도와 달라고 사정할지 모른다. 직장과 가정에서 하는 모든 수고가 부질없어 보일 수도 있다. 절망감에 사로잡힌다. 만일 독자가 이러한 증상과 함께 모든 일에 기쁨이 없는 권태를 느끼고 있다면 기진 맥진한 상태임이 분명하다.
기진 맥진한 상태는 업무와 가정 생활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누구나 이것을 피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 방법을 찾기 위해, 먼저 누가 기진 맥진한 상태가 되기 쉬우며 왜 그러한지 알아보도록 하자.
[4면 네모]
기진 맥진의 증상
“직업성 기진 맥진이란 근무 스트레스가 해소되지 않아서 초래되는, 사람을 쇠약하게 만드는 심리 상태를 가리키는 말로서,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타난다.
1. 기력 쇠진
2. 질병에 대한 저항력 저하
3. 불만 상승과 비관주의
4. 상습 결근과 근무 능률 저하
이러한 상태는 심신을 쇠약하게 만든다. 직업성 기진 맥진은, 그러한 상태에 있지 않았더라면 건강하고 활력이 넘치며 유능할 사람을 약화시키고 심지어 무력하게 만들기까지 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상태의 주요 원인은 스트레스가 해소되지 않은 채 며칠, 몇 달, 몇 년 동안 지속된 데 있다.”—로버트 L. 베닝가와 제임스 P. 스프래들리 공저 「일과 스트레스의 관계: 직업성 기진 맥진을 극복하는 요령」(The Work/Stress Connection: How to Cope With Job Burno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