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바를 먹자!
「깰 때이다」 나이지리아 통신원 기
자니에레는 벌채용 칼을 손에 들고 무성하게 자란 카사바 밭을 헤치며 간다. 짚으로 만든 모자가 적도의 작열하는 태양을 가려준다. 키가 3미터쯤 되는 카사바를 골라서, 양손으로 줄기를 잡고 가볍게 끌어올린다. 땅속에서 뿌리와 덩이줄기가 쑥 올라온다. 벌채용 칼로 덩이줄기를 잘라 내어, 막 뽑아 낸 다른 덩이줄기와 함께 넓적한 쟁반에 놓는다. 아내인 응고지는 쟁반을 들어 머리에 인다. 그들은 함께 집을 향해 출발한다.
이처럼 간단한 수확 방식은 카사바를 항상 즐겨 먹는 열대 지방 전역의 수많은 사람에게는 별스러운 것이 아니다.a 아프리카에서만 약 2억 명의 사람들이 하루 섭취 열량의 반 이상을 카사바에 의존하고 있다. 그리고 카사바는 더욱 인기를 얻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2000년까지는 주로 카사바를 먹는 사람의 수가 1980년대 중반에 비해 배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한다.
카사바를 먹어 본 적이 있는가? 온대 지방에 살고 있다면, 먹어 본 적이 없다고 말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단정적으로 말하지는 말라! 카사바 전분은 소스, 그레이비, 유아식, 겨자, 타피오카 가공물, 걸쭉하게 만드는 재료, 과자, 빵 등의 중요한 성분이다. 심지어 우리가 먹는 고기나 마시는 우유도 카사바 가루가 들어 있는 사료를 먹인 동물에서 나온 것일지 모른다.
식품 가공업에 사용될 뿐 아니라, 카사바는 접착제, 풀, 도료를 만드는 데도 사용된다.
재배가 쉽다
하지만 자니에레와 응고지 같은 대부분의 아프리카인들은 카사바를 식용으로 재배한다. 단백질 함량이 낮기는 하지만, 그 굵은 덩이줄기에는 탄수화물이 풍부하다. 카사바는 아프리카에서 그 다음으로 중요한 두 가지 주식인 옥수수나 얌보다 무게당 열량이 두 배 반 이상이나 된다. 카사바의 어린 줄기와 잎은 먹기 좋으며, 비타민과 미네랄 그리고 단백질이 풍부하다.
카사바가 중요하게 된 한 가지 큰 요인은 재배하기 쉽다는 것이다. 관목과 덩굴을 제거하고 햇빛이 좀 잘 들게끔 하는 것말고는, 번거롭게 땅을 준비할 필요가 없다. 땅이 촉촉할 때, 농부가 카사바 줄기를 잘라 심으면 거기서 카사바가 자란다. 많은 제초 작업이 필요하지 않으며, 비료나 살균제 또는 살충제가 거의 또는 전혀 필요하지 않다. 또한 연중 아무때나 수확할 수 있다.
카사바는 놀랄 만큼 강인하다. 비옥한 땅에서도,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란다. 해수면 높이의 지역에서도, 해발 2000미터에 이르는 지역에서도 잘 자란다. 비가 많이 오는 지역에서도 잘 자라며, 연중 9개월 동안 비가 전혀 오지 않는 기후에서도 풍작을 이룬다. 불이 나서 땅 위의 부분이 다 탄다 해도, 카사바는 그 밑동에서 다시 자라기 시작한다!
가공이 힘들다
따라서 카사바는 심을 때부터 수확기까지, 비교적 손이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일단 뽑고 나면, 본격적인 일이 시작된다. 사실상 수확에서 식탁에 오르기까지 관련된 일은 수확 이전의 모든 수고와 맞먹거나 그보다 더 많다.
이 일을 곧바로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 자니에레는 원하기만 한다면, 카사바 덩이줄기를 단지 땅속에 그대로 두고서 2년까지 저장할 수 있다. 하지만 일단 뽑고 나면, 덩이줄기를 48시간 이내에 가공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썩기 시작한다.
응고지는 나이지리아인들이 좋아하는 요리인 가리를 만들려고 한다. 먼저 칼로 카사바의 껍질을 벗긴 다음, 물로 씻는다. 응고지와 자니에레는 이제 껍질을 벗긴 카사바를 으깨는 기계를 가지고 있는 친구인 앨릭스에게 가지고 간다. 그 기계로 덩이줄기를 으깨서 걸쭉하게 만든다. 그런 다음 이것을 올이 조밀하지 않은 부대에 넣고 앨릭스의 압착기로 눌러서 즙을 짜낸다.
하지만 일이 아직 다 끝나지 않았다! 그 다음에 걸쭉한 카사바를 며칠 동안 말려야 한다. 그 다음 자니에레는 라피아로 만든 체로 체질을 한다. 그 후에 응고지가 그것을 타지 않도록 나무 주걱으로 저어 가면서 볶는다. 이 가공 단계에 이르면 카사바는 이제 가리라고 불린다.
응고지는 여러 가지 가공법 가운데 단지 하나를 골라 그가 가진 카사바를 가공하였지만, 아프리카에서 대부분의 카사바는 여자들이 농장이나 마을 단위로 가공한다. 대강대강 가공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카사바에는 사람과 동물에게 매우 유독한 시안화물이 소량 들어 있기 때문이다. 철저한 가공을 해야 시안화물의 양을 안전치로 낮출 수 있다.
식사 시간이다!
마침내 이제 시식할 시간이 되었다! 코코넛 우유를 넣은 가리는 맛있는 푸딩이 된다. 또한 비스킷을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응고지와 자니에레는 그러한 것들이 아니라 단지 가리를 뜨거운 물에 넣고 저어 만드는 이바를 먹기로 하였다.
아프리카 곳곳의 카사바 요리는 그 이름만큼이나 다양하다. 코트디부아르에서는 이것을 고기와 야채와 함께 내놓는데 아체케라고 한다. 가나에서는 카사바를 생선 소스나 계란 소스와 뒤섞어서 가리포토라는 한 접시의 음식을 만든다. 탄자니아에서는 우갈리를 달라고 하면, 수프와 함께 (걸쭉한 죽처럼 생긴) 카사바 요리가 나올 것이다. 카메룬에서는 사람들이 쿰쿰을 즐겨 먹는다. 그리고 시에라리온에서는 특히 토요일에 카사바 애호가들이 푸푸를 먹어야 한다고 고집한다!
뭐라고 부르든 간에, 카사바는 아프리카인의 생활에서 중요한 요소다. 사실상 대단히 중요해서 많은 사람은 카사바를 먹지 않으면, 아무리 다른 것을 먹었더라도 실제로는 아무 것도 안 먹었다고 생각한다!
[각주]
a 마니오크, 타피오카, 유카라고도 불림.
[26면 삽화]
카사바 껍질 벗기기와 씻기
으깨기
체질
볶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