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인플레이션’의 이유
제2차 세계 대전이래로 지상의 거의 모든 국가들은 물가상승, 즉 이른바 ‘인플레이션’에 시달려 오고 있다. 현재 독특한 점은 ‘인플레이션’이 전세계에 걸쳐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경우는 전에 결코 없었던 일이다.
또한 ‘인플레이션’은 이 나라 저 나라에서 그 속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적 ‘인플레이션’이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물가상승이 그치거나, 또는 물가가 하락하여 그대로 멈출 어떤 희망이 있는가?
근본적인 이유
‘인플레이션’은 몇가지 이유로 생길 수 있다. 한가지 이유는 물품의 부족이다. 공급이 부족한 상품을 얻고자 애쓰는 나머지, 사람들은 상인이 요구하는 높은 가격을 서슴치 않고 지불하고자 할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전세계에 걸쳐 식료품과 같은 것을 비롯하여 상당수의 품목들에 대한 공급이 부족한 상태이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의 가장 근본적인 이유 중의 하나는 정부가 조세나 기타 수입으로 받아들이는 것보다 더 많은 지출을 하기 때문이다. 이 근본적인 이유를 자세히 살펴보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왜냐하면 이 이유가 여러 국가에서 오랫 동안 ‘인플레이션’의 가장 큰 책임이 되어왔기 때문이다. 이에 관해 「월드 북 백과 사전」은 이렇게 설명한다.
과거 200년 혹은 300년간 “은행과 지폐가 발달된 이래로 ‘인플레이션’은 주로 정부의 예산상의 적자에 의해 야기되어 왔다. 적자란 정부가 거둬들이는 것보다 더 많은 돈을 지출할 때 생기게 된다.”
적자가 생기면 정부는 어떻게 해서든지 그 채권 증서를 갚아야 한다. 이렇게 하는 방법은 정부 형태에 따라 다르다. 많은 서방 국가에서 행하는 한 가지 방법은 공채를 발행하여 국민들로부터 돈을 빌리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으로는 보통 빚이 메꾸어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종종 정부는 중앙 은행 또는 국립 은행으로부터 차입을 하게 된다. 이 은행들은 어디서 돈을 얻어 오는가? 정부로부터 권한을 받아 그 은행들은 신용을 공여(供與)하거나 단순히 지폐를 추가로 인쇄한다. 이것을 정부에 일정한 이자를 받고 대출한다. 결국은 납세자들이 그들의 세금으로 그 대출금과 이자 부담액을 지불하게 될 것이다.
심지어 어떤 정부는 적자를 메꾸기 위해 서슴치 않고 중앙 은행으로 간다. 그들은 조폐인에게 추가로 지폐를 더 인쇄하도록 명령한다. 이 새 지폐로 그들은 채권 증서를 갚는다.
그러나 정부가 뒷받침할 만한 실질 가치를 지닌 아무런 것도 없이 추가적으로 지폐를 경제에 쏟아 넣으면, 이는 더 많은 화폐가 가용 생산품을 뒤쫓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로 말미암아 물가가 상승한다. 마치 공개적인 경매와도 흡사하다. 경매시 사람들이 많은 돈을 갖고 있을수록 그들은 경매 가격을 더 높게 부를 것이다.
‘인플레이션’에 관하여 미국 경제 연구소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4반세기 동안 세계의 주요 통화-신용제도는 각자의 구매수단[지폐]을 팽창시켰다. 보다 산업화되고 발전된 국가 중에서 이 진행 과정에 앞장 섰던 국가는 미국이다.
“사실 미국은 국내에서 사용하기 위해 구매 수단을 과잉으로 창출하는 진행 과정에 앞장섰을 뿐만 아니라, 해외 원조, 차관 그리고 투자를 통하여 ‘인플레이션’을 크게 유발시키는 구매 수단을 해외에 수출하였다. 그 결과 한장의 지폐가 금 만큼이나 믿을 만하다는 환상에 사로잡혀 일해온 외국의 중앙 은행을 포함하여 외국인들은 ‘달라’를 막대하게 보유하게 되었다.”
미국의 기록
미국이 ‘‘인플레이션’의 진행 과정에 앞장 서’ 왔기 때문에 미국의 지출 습관에 어떤 일이 발생해 왔는가를 살펴보는 것은 중요하다.
지난 43년간에 있어서 미국 국내 예산은 36년간이나 적자였다! 그렇다, 그 기간중 84‘퍼센트’의 기간에 수입보다 더 많이 지출한 것이다.
그 결과 1972 회계 연도에 미국 정부의 부채는 4,270억 ‘달라’ 이상에 달하였다. 그것은 사상 최고의 부채이며, 줄곳 늘어가고 있다. 아무도 그 부채가 상환되리라고 신중히 기대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현재 단지 부채에 대한 이자 지불만도 매년 230억 ‘달라’가 넘는다!
오랜 기간에 걸친 이러한 적자 지출은 나쁜 결과를 가져오게 마련인데, 그것은 바로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많은 적자의 이유?
우리가 살펴본 바와 같이, 적자는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 그리고 적자는 정부가 수입을 초과하여 지출할 때 발생한다. 그러면 우리 시대에 그렇게 많은 정부들이 끊임없이 그와 같은 지출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주요 이유들 중의 하나는 전쟁이다. 대부분의 정부 예산 중 가장 큰 항목은 종종 군비 지출이다. 미국은 매년 군비로 약 750억 내지 800억 ‘달라’를 지출한다!
그러나 전쟁은 파괴할 뿐이지 부를 건설하지 않는다. 비록 평화시라 할지라도 전쟁 도구는 아무런 실질 가치를 산출해 주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은 곧 노후되어 종종 훨씬 더 값 비싼 것으로 대치되어야 한다. 사실, 그러한 지출은 일자리를 만들어 주기는 하지만 그러나 동시에 부채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국가에 아무런 실질적인 부를 기여하지 못하는 것이다.
오히려 그것은 피를 빨아 먹는 기생충과도 흡사해서 다른 목적을 위해서 더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었던 힘을 빼앗아 버린다. 예를 들어 미국이 군비로 지출하는 750억 내지 800억 ‘달라’를 평화적인 일을 추구하는 데 사용할 때 거두게 될 유익을 생각해 보라. 소련이나 기타 국가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이렇게 할 때 역시 많은 일자리가 생길 것이다. 그러나 그외에도 얼마나 많은 도시가 재건되고, 얼마나 많은 주택이 건축될 것인지 생각해 보라. 건강, 후생, 교통, 공원 그리고 ‘레크리에이션’ 지역을 개선하고 가난과 오염을 제거할 수 있음을 생각해 보라.
한가지 예
전쟁과 거대한 군비가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이웃간에 살고 있는 두 가족을 상상해 보자. 각 가족은 좋은 집과 재산을 소유하고 있으며, 비용을 감당할 만한 충분한 수입이 있는 집안들이다.
그런데 그들이 서로를 믿지 못하고, 한 가족이 방어를 목적으로 총을 구입한다고 가정해 보라. 상대편도 그렇게 한다. 이로 말미암아 더 크고 더 비싼 무기를 연쇄적으로 구입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 비용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그들은 돈을 빌리기 시작한다.
마침내 그들은 서로 대항하여 “싸우고”, 상대방의 재산을 파괴한다. 그 파괴로 말미암아 그들의 생활 수준이 개선되었는가? 아니다.
그런데 “싸운” 후에 그들은 다시 건축해야 한다. 그러나 아직도 상대방을 의심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은 더욱 더 값비싼 무기를 사들인다. 그 모든 것을 하면서 매일 매일의 생활을 영위하기 위하여 그들은 더욱 더 많은 돈을 빌리게 되고 빚을 상환할 길은 점점 더 멀어져 간다.
그러면 이 가족들의 생활 수준이 참으로 개선되었는가? 실제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아무런 실질적인 재산이 추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기를 사들이고 싸움으로 파괴된 곳을 다시 건축하느라고 사실상 그들의 생활 수준은 불리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다른 것을 구입하는데서 돈을 빼내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원하는 모든 것을 구입하기 위해 과도하게 차입할 때, 그들은 개선되고 있는 것처럼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결국 채권자들이 상환을 요구할 때, 그들의 실상이 들어나게 된다.
국가도 마찬가지이다
더 큰 규모로 이러한 현상이 우리 시대에 세계 여러 나라에서 발생해 왔다. 그들은 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스스로 피를 흘렸다.
끊임없는 전쟁으로 그들은 막대한 금액의 재산과 부를 파괴하였다. 보다 더 값비싼 무기와 군대를 유지하기 위하여 막대한 금액에 해당하는 부가 추가적으로 사용되었고, 심지어 평화시에도 그러하다.
이 모든 것의 값을 지불하기 위하여, 그리고 원하는 다른 것들의 값을 지불하기 위해 대부분의 국가는 수입보다 더 많은 돈을 지출하였다. 한 논평가가 「뉴욕 타임즈」지에 이렇게 기고한 바와 같다.
“‘인플레이션’의 근본 원인은 무엇보다도 거대한 군비 지출과 이를 적절한 조세 수입으로 갚아나가지 못한 데 있다. ···
“이 막대한 양의 ‘달라’와 공급품이 우리 국내 경제에서 상실되었고, 이로 말미암아 국내에서 인간에게 절대 필요한 것을 충족시키는 데 자금이 사용되지 못하면서도 ‘인플레이션’에 불을 붙이게 되었다.”
수입을 초과한 정부 지출외에, 최근에는 수많은 사람들도 똑같이 행동하고 있다. 그들은 원하는 것을 얻으려고 돈을 빌리기 위해 거대한 “잔치”를 벌려 왔다. 분명히 얼마 동안은 그와 같은 차입으로 지출을 함으로써 그들은 더 잘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항상 채권자에게 청산해 주어야 할 날이 이른다.
또한, 은행과 같은 여신 기관으로부터의 차입으로 더 많은 지폐가 “창출”된다. 금융 제도의 성격상, 예금되어 있는 모든 돈에 대해 은행은 그 수배에 달하는 대부를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금전거래는 현금보다 수표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거대한 양의 지폐가 이러한 방법으로 당좌계정에 “창출”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과도한 지출로 말미암아 지폐의 홍수가 가용 물품을 뒤쫓는 데 더욱 가세한다. 그것은 정부의 과도한 지출과 합쳐져 ‘인플레이션’의 불꽃에 더 많은 연료를 추가하는 것이다.
미국에서 이와같이 과도한, 지출에 따른 낭비가 어느만큼 진행되어 왔는가? 현재 미국 정부와 민간의 총 부채는 2조(2,000,000,000,000) ‘달라’를 넘고 있다! 이것은 미국 전체의 연간 수입보다 훨씬 많은 액수이다! 그런데 이 부채는 매년 더욱 높게 치솟고 있다.
해외 지출
그러나 그 이상의 이유가 있다. 또 다른 요인이 상황을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해외 지출이라는 것이다.
국제 무대에서 미국은 줄곳 다른 나라에서 벌어 들이는 것보다 더 많은 돈을 지출하여 왔다. 그 결과로 미국은 수백억 ‘달라’의 부채를 해외에 축적하게 되었다.
「비지니스 위크」지는 이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였다. “너무도 많은 ‘달라’가 창출되어 왔으며, 그리고 세계 시장에는 막대한 양의 감당할 수 없는 잔고가 남게 되었다.” 어떤 이는 “이 감당할 수 없는 잔고”가 거의 1,000억 ‘달라’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왜 미국은 그처럼 막대한 부채를 해외에 축적하게 되었는가? 1972년 5월호 「경제 교육 회보」지는 이렇게 대답한다.
“첫째, 수년동안 미국 정부는 해외에서 벌어 들이는 것보다도 많은 미국 화폐와 신용을 해외에 지출하였다. 막대하고 지나치게 관대한 해외 원조 계획과 다른 나라에서의 거대한 군비 지출을 통하여 미국은 외국 정부, 중앙은행, 개인들로부터 지불 청구를 받게 되었다. ···
“둘째, 미국은 30년 이상이나 ··· 오랫 동안 현저히 경기 팽창을 누려 왔다. 이 현상으로 [미국 상품의] 가격이 현저히 앙등함으로써 결국 미국의 많은 가공 업자들이 더 이상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없게 되었다.”
물론 해외 지출이 수입과 거의 균형을 이룰 때도 있다. 그러나 전반적인 경향으로 볼 때 수십년간 미국의 해외 지출은 경계선을 벗어나지 않는 추세와도 흡사함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은 줄곳 수입보다 더 많은 돈을 지출하여 왔던 것이다.
이와같이 국내와 해외에서 과도한 지출을 한 결과 미국은 국내외에 거대한 부채를 지게 되었다. 이 부채를 어떻게 갚을 수 있겠는가? 한 가지 희망은 언젠가 추세가 바뀌어 꾸준히 수입이 지출보다 큰 때가 오리라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부채가 점차로 줄어들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일어나지 않았으며, 사실 그 반대이었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 부채는 어떻게 갚게 되어 있었는가?
과거엔 그 대답이 바로 금이었다.
금의 역할
수천년 동안, 사람들이 물품을 사들일 때에는 동등한 가치를 지닌 어떤 것을 대신 지불하여야만 했다. 오랫동안 사람들은 어떤 물품에 대해 다른 물품으로 교환함으로써 그 대가를 지불하였다.
후에 한 상품이 어느 것보다도 가치있고, 바람직함이 발견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금이다. 금은 독특한 성질을 지니고 있다. 금은 변질되지 않은 채로 영구히 보존할 수 있다. 그것으로 아름다운 보물, 주화, 또는 기타 제품을 만들 수 있다.
그러므로 금은 결국 항상 받아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돈”이 되었다. 지폐가 나오자, 지폐는 보통 이 실질화폐 즉 금이 뒷받침하여 주었다. 지폐가 금으로 교환될 수 있는 한, 사람들은 그 지폐를 신용하였다.
미국은 한때 “금본위제(金本位制)”를 실시하였었다. 미국인들은 언제든지 지폐를 제시하고 금으로 바꿀 수가 있었다. 그러나 지폐가 거래하는 데 훨씬 편리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오히려 지폐를 사용하기를 좋아하였다. 그들은 그것을 확신을 갖고 사용하였는데, 왜냐하면 지폐는 “금만큼이나 믿을 만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1929년 경제 대공황이 시작되었다. 미국 정부는 수입보다 더 많이 지출을 함으로써 거대한 부채를 축적하기 시작하였다. 그리하여 1933년 미국 정부는 미국인은 더이상 지폐를 금으로 바꿀 수 없다고 규정하였다. 물론 모든 미국인들에게 금과 금괴를 내놓고 대신 지폐로 받아 가도록 명령하였다. 이러므로써 미국 정부는 지폐를 두려워하여 금을 요구하는 사람들에 의해 금 저장량이 고갈되는 것을 방지한 것이다.
그러나 법률로써 미국 정부는 국내에서 유통되는 매 4‘달라’의 지폐에 대해 1‘달라’의 금을 보유하도록 되어 있었다. 이처럼 정부가 25‘퍼센트’에 해당하는 금이 뒷받침할 수 있는 이상의 지폐를 발행하는 것을 금지함으로써 하나의 제한을 가한 것이다.
마지막 제한이 철폐되다
그러나 1968년에 그것 역시 바뀌었다. 미국 정부는 통화량을 뒷받침하는 25‘퍼센트’의 금 요구를 폐지하는 법률을 통과시켰다. 이로 말미암은 결과에 대해 「미국 경제 연구소」는 이렇게 알려준다.
“1968년 초에 연방 준비 은행권에 대한 금 준비 요구가 철폐됨으로써, 계속되는 경기 팽창에 대한 마지막 제한 표시가 제거되고 통화와 금사이에 남아 있었던 연결마져 끊어버렸다.”
“그 이후로 ‘달라’의 교환 가치는 더 이상 금이 행사했던 규율을 받지 않는 통화 관리관들의 명령에 의해 조정되어 왔다.”
이 제한이 철폐되자 미국 정부가 “더욱 더 경기 팽창을 요구하는 계속적인 정치적 요구에 줄곧 굴복하였음”이 명백하게 드러났다.
이 뿐아니라, 모든 은이 주화에서 사라졌다. 그러므로 미국의 모든 화폐 제도는 실질 가치를 지닌 것과 분리되었다.
이 모든 것이 의미하는 바는, 정부의 통화는 믿을 만한 증거없이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제 교육 회보」지는 이렇게 말했다.
“미국의 현재 통화-신용 제도는 깨어진 약속에 기초하여 있다.
“우리가 지적하는 약속이란 지금은 유통되지 않는 연방 준비 은행권에 한때 기초하였던 약속을 가리키는데, ‘달라’를 소유하고 있는 자에게 요구에 따라 1‘달라’당 법률로 순금 35분의 1‘온스’를 지불하겠다는 약속을 말한다.
“깨어진 약속은 항구적인 통화-신용 제도로서 적합한 기초가 아니다.”
한때, 미국은 해당하는 ‘달라’ 가치를 실질 화폐(금 또는 은)로 “소지자에게 요구에 따라 지불 하겠다”고 지폐 앞면에 약속했었으나 지금은 “이 은행권은 모든 공적 또는 사적 부채에 대한 법화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수세기동안 실질 화폐(금 또는 심지어 은)를 단지 대표하였던 종이 증서가 지금은 화폐이다라고 선언되었다. 그러나 위기시에 사람들은 어느 것을 신임하겠는가? 한 조각의 종이인가, 아니면 금이겠는가?
외국인들에게 거절하다
미국인들이 더 이상 그들의 ‘달라’를 금으로 바꿀 수 없는 반면, 외국인들은 바꿀 수 있었다. 금은 국가간의 국제 거래에 있어서 여전히 부채의 지불 수단이었다. 그것은 서방 국가들이 오래 전에 합의한 협정이었다.
그러나 미국에서 ‘인플레이션’이 지속됨에 따라, 외국인들은 그들이 소유하는 미국 ‘달라’를 더욱 불신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많은 사람들이 ‘달라’를 금으로 바꾸기 시작하였다. 꾸준히 미국 재무성의 금이 유출되었다. 그 결과는 이러하다.
연도 미국 금 저장량
1950 22,820,000,000‘달라’
1960 17,804,000,000‘달라’
1970 11,072,000,000‘달라’
1971년까지 금 보유 상태가 극히 악화되었다. 그때 외국인들은 550억 ‘달라’ 이상을 지폐로 보유하고 있었으나 미국은 단지 약 100억 ‘달라’ 정도의 금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래서 외국의 ‘달라’ 보유자들은 절망의 빛을 나타내고, 미국 재무성에 조금 남아있는 금을 향해 “달려갈” 기세였다.
1971년 8월에 미국은 과감한 조치를 취하였다. 미국은 ‘금창구’를 폐쇄하고, 해외 부채에 대해 금지불을 보류시켰다. 해외 거래에 있어 ‘달라’ 지폐를 금으로 상환해 주기로 했던 약속을 미국이 파기한 것이다. 다른 국가들이 충격을 받게 되었다.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어떤 평론가는 실질적인 모든 목적을 감안해 볼 때 그것은 미국이 국제 거래에 있어 파산을 선고한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하였다. 이 점이 과거 수년간 세계 화폐 시장을 더욱 불안정하게 만든 또 다른 이유이다. 이것은 역시 금가격이 ‘유럽’의 “자유” 시장에서 ‘온스’당 35‘달라’에서 100‘달라’ 이상으로 한꺼번에 껑충 뛴 이유이기도 하다.
화폐에 무슨 일이 발생할 것인가?
이제까지 발생한 일을 요약해 보면, 서방 세계 경제의 닻인 미국은 많은 경제학자들이 ‘달라’의 격하로 간주하는 다음과 같은 조치들을 취해 왔다. 즉 미국은 (1) 미국 국민이 지폐를 금(또는 은)으로 바꾸는 것을 금지하였으며 (2) 보석이나 희귀한 주화를 제외하고는 심지어 미국 국민이 금을 소유하는 것까지도 금지하였으며 (3) 국내에서 유통되는 통화에 대해 어떠한 금의 뒷받침도 완전히 철폐하였고 (4) 외국인들이 보유하는 ‘달라’를 금으로 바꾸어 주기를 거절하였으며 (5) 수입보다 더 많은 돈을 지출함으로써 막대한 부채를 축적하고 이를 메꾸기 위해 더욱 더 많은 지폐를 발행하였다.
사실, 차용한 돈으로 생활을 하면 경제가 활기를 띨 수 있다. 수년간 어떤 사람이 일주일에 100‘달라’를 버는데 매주 100‘달라’를 또 차용한다면 그는 얼마간 잘 살수 있을지 모른다. 국가에 있어서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계속해서 소득을 초과하여 지출을 한다면 일시적으로는 경제가 활기를 띠게 된다. 그러나 그렇게 한다면 거대한 부채와 격렬한 ‘인플레이션’이 야기된다.
물론 경제 법칙에 관한 한 국가라고 하여 개인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 사람은 심은대로 거두는 법이다. 조만간에 무분별한 지출을 한데 대해 결산을 할 날이 오고야 만다. 계속해서 수입보다 지출을 더 많이 한 개인이나 국가는 언젠가는 파산할 것이다. 이 법칙에는 아무런 예외가 없다.
동시에, 금, 은 또는 기타 어떤 귀금속이 영구히 지폐를 뒷받침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다. 인구가 늘어가고, 따라서 유통되는 통화도 그러하여야 한다. 그러나 땅에서 캐어낼 수 있는 금은 한정되어 있다. 그러므로 여기에 다음과 같은 진퇴 양난의 입장이 있다. 즉, 사람들은 금(또는 은)이 뒷받침하지 않는 지폐에 대한 신뢰를 잃어가고 있으나, 조만간 이 귀금속들이 어떻든간에 나돌게 될 모든 통화를 뒷받침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진퇴 양난의 입장은 기본적인 통화 불안정을 보여주는 것이다.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어쨌든, 제한적인 힘이 점점 더 약화됨에 따라 많은 국가들은 거대한 부채를 축적하였다. 그들은 공채를 갚기 위해 그들의 경제를 지폐로 넘쳐 흐르게 만들었다. 어떤 경제학자가 지적했듯이, 한 시민이 그렇게 했다면 그는 지폐를 위조한 죄로 고발될 것이다.
한 소식통은 아무런 뒷받침없이 화폐를 인쇄하는 것에 대하여 이렇게 말하였다. “‘갱’단이 지하실에서 그렇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것은 위조이며 무효다. 차이란 (당국자들은) 허가가 있으나 ‘갱’단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불행히도 경제에 대한 결과는 정확히 동일하다.”
이 과정에 대하여 저명한 경제학자 ‘밀튼 프리드만’은 「뉴스위크」지에서 이렇게 기술한다.
“경제학자들은 150년 이상에 걸쳐 최소한 간헐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두가지 명제를 알고 있었다. 즉 첫째, 충분한 화폐를 찍어냄으로써 바라는 만큼의 경제 활동을 불러 일으킬 수 있으며, 둘째, 그 궁극적인 결과는 화폐의 몰락이라는 것이다.
“미국 대중들은 첫째 명제를 배워 알고 있다. 둘째 명제는 한때 알았으나 지금은 잊어버렸다. 단지 경험을 해 보아야 그 점을 다시 배우게 될 것 같다.”
이 말은 수년전에 ‘알렉산더 해밀튼’ 연구소가 「금융」이라는 책에서 이렇게 경고한 바를 되풀이해 준 것이다.
“어떤 정부는 금이나 다른 어떤 것으로 바꾸어 준다고 약속하거나 그렇게 할 생각도 없이 지폐를 발행하고는 그것이 모든 부채를 변제하는 법화라고 선언하였다.
“이처럼 단순히 정부의 명령에 의해 화폐라고 선언된 종이를 명목화폐라고 부른다.
“명목화폐를 사용해 본 실험 결과, 모두 재난이 초래되었다. 왜냐하면 그렇게 한 어떤 정부도 과도한 화폐 발행을 저항하지 못하였으며, 그 결과 화폐는 그 가치가 저하되어 마침내 무가치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경제학과 정치학 분야에서의 모든 증거로 볼 때 오늘날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많은 정부들은 실질 가치가 있는 어떤 것으로 뒷받침하지도 않으면서 지폐를 발행하고 있다. “(이러한) 화폐를 사용해본 실험 결과, 모두 재난이 초래되었기” 때문에 우리 시대는 예외가 되리라고 생각할 만한 아무런 타당한 이유도 없다.
[8면 삽화]
‘인플레이션’의 한가지 이유는 상품의 공급이 부족할 때, 요구하는 높은 가격을 사람들이 선듯 지불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12면 삽화]
1971년 미국이 금창구를 폐쇄함으로써 미국은 해외 거래에 있어 ‘달라’를 금으로 바꾸어 주겠다는 약속을 파기하였다